재판에 신동빈 발 묶이자 신동주 다시 롯데 경영권 '반격'

6월 주총서 이사복귀 안건 제안
출금 해제된 신동빈 회장, 일본 갈 듯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비리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두 건의 재판으로 발이 묶인 상황에서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오는 6월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신을 포함한 4명을 이사 후보로 올려달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을 하기로 했다. 그는 ‘롯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란 일본 사이트에도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신뢰 회복을 위해 신 회장의 롯데그룹 관련 직책 사임을 요구했지만, 롯데홀딩스가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을 비롯한 일본 현지 6개 주요 매체와 인터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신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와 불구속 기소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작년과 상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신 전 부회장은 2015년 1월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됐다. 이번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의 주주 제안이 안건으로 올라갈 경우 네 번째 ‘표 대결’이 된다. 2015년 8월과 지난해 3월, 6월 세 차례 표 대결에선 신 회장이 모두 이겼다.

관건은 일본 내 주요 주주들이 신 회장 관련 재판을 어떻게 보느냐다. 과거 주총에서는 신 전 부회장 편에 선 광윤사(지분율 28.1%)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27.8%)와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 주요 주주들이 신 회장을 지지했다. 롯데그룹은 이번에도 이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일부 주주들이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위기를 이용해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려는 시도라 예전처럼 성공하지 못할 것”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주총 이전에 일본으로 건너가 직접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만나고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상황을 설명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최근 신 회장에게 내려졌던 출국금지 처분을 해제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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