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10.4%…'간판 펀드'의 굴욕

국가대표급 매니저들 운용
10개 펀드 모두 마이너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최웅필 KB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한국을 대표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이 올해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연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3.74%)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펀드가 80%에 달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대 자산운용사의 대표 주식형펀드(각사 설정액 1위)는 지난 5일 기준으로 평균 10.42%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0.47%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존 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코리아 펀드가 수익률 -26.14%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삼성중소형FOCUS펀드가 -19.09%로 뒤를 이었다.주식형펀드의 수익률 추락은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각 운용사 간판 펀드매니저들이 굴리는 펀드의 수익률이 이처럼 저조한 적은 없었다. 이들 10개 펀드는 2012년부터 4년 동안 연 9.02%, 지난해엔 13.96%의 수익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투자 성적표가 기대치를 밑돈 것은 한국 시장 특유의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서 유가증권시장은 삼성전자 단일 종목, 코스닥시장은 정치 테마주 등의 투자 쏠림현상이 심화됐다. 여기에 한미약품 부실공시에 따른 제약주 급락사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 돌발 변수도 끊이지 않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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