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50년 특별공연 여는 윤형주 김세환 이익균

"포크음악은 젊음의 온전한 표현…통기타 하나로 향수 떠올리죠"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포크송 연주하며 옛 추억 되살려
이장희도 메인 멤버로 무대에
오늘 18일 ‘대한민국 포크음악 반세기, 쎄시봉 50년 특별공연’을 여는 이익균(왼쪽부터), 윤형주, 김세환. 신경훈 기자 hhshin@hankyung.com
1960~1970년대 서울 무교동에 있던 음악감상실 쎄시봉은 장발 머리에 청바지 차림을 하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통기타를 연주하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리오 쎄시봉’ ‘트윈폴리오’로 활동한 윤형주 김세환 이익균 이장희 조영남 송창식 등 여섯 명이다. ‘웨딩케이크’ ‘하얀 손수건’ ‘사랑의 기쁨’ ‘조개껍질 묶어’ 등을 들으며 젊은이들은 포크란 새로운 장르에 심취했다.

젊음의 해방구이자 청년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포크음악이 50여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당시 멤버들이 2011년부터 매년 콘서트를 열고 있는 쎄시봉이 그 중심이다. 오는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포크음악 반세기, 쎄시봉 50년 특별공연’을 여는 윤형주 김세환 이익균을 서울 당산동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이들은 “포크는 젊음이들의 생각을 온전히 표현한 유일한 음악이었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많은 사람이 통기타 연주를 들으며 그때의 향수를 떠올릴 것”이라고 말했다.당시 포크가 큰 사랑을 받은 것은 국내 대중음악에서 최초로 싱어송라이터란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전엔 작사가가 먼저 가사를 쓰면 작곡가가 음을 붙였고, 가수는 나중에 노래만 불렀어요. 그저 적어준 대로 부를 뿐이었죠. 하지만 포크는 통기타 선율에 맞춰 화음도 넣고 가사도 즉석에서 붙여가며 만들었습니다. 젊은이들만의 생각과 언어가 그대로 담길 수 있었죠.”(윤형주)

한동안 인기가 시들하던 포크는 2010년을 기점으로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다시 사랑받고 있다.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들이 모여 노래를 불렀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MBC ‘놀러와’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잇달아 나오면서 쎄시봉은 복고 열풍의 중심에 섰다. “멤버들끼리 같이 활동한 건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눈빛만 봐도 다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흘러간 세월과 함께 팬들도 나이가 들었지만 포크를 들으며 추억을 되살린 것 같습니다.”(김세환)

지난해엔 정우 한효주 주연의 영화 쎄시봉도 제작됐다. 주인공 오근태의 모티브가 됐던 이익균도 이번 무대에 게스트로 참여한다. “처음에는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근태처럼 여자 때문에 친구를 배신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영화를 두 번 보고 나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죠. 영화는 영화니까요.”(이익균)이익균은 46년 전 음악활동을 접고 건설업에 종사했다. 네팔에서 현장 감리를 맡았다. 지난 7월 은퇴한 그는 “이제 자유의 몸이 됐으니 큰 부담 없이 함께 연습도 하고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이장희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윤형주 김세환과 함께 이장희가 메인 멤버로 무대에 오른다. 원래 이장희 대신 조영남이 공연했지만 그림 대작(代作) 논란으로 미국에 있는 이장희가 합류하기로 했다. 김세환은 “대학 때 이후 셋이 함께 공연하는 건 처음”이라며 “이장희의 독특한 개성이 나타나면서도 같이 어우러지도록 멋진 화음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아직 원년 멤버 여섯 명이 전부 한 무대에 오르진 못하고 있다. 김세환은 “여섯 명이 서울광장에서 공연도 하고 재능기부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형주도 “우리가 노래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에 꼭 다 같이 무대에 오를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공연은 오후 2시, 6시 두 차례 열린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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