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방송 진입문턱 또 높였다…한류 콘텐츠 타격 우려

'사전심사 도입'·'황금시간대 방영 제한'…"중국적 프로그램 제작하라"

'중국의 정신과 가치'를 앞세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의 외국방송에 대한 폐쇄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2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언론과 출판, 영화, TV 등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은 전날 외국 방송콘텐츠의 중국진입을 규제하는 규정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규정에 따라 판권구매를 통해 외국 프로그램을 방영하려는 중국 전역의 위성 방송국들은 반드시 2개월 전에 성(省)정부와 광전총국의 사전 심의·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모든 위성방송국은 1년을 기준으로 황금시간대(오후 7시30분∼10시 30분)에 해외 판권 프로그램을 두 개 이상 방영할 수 없다.광전총국은 중국 방송사 등이 외국기관과 협력해 만든 프로그램, 외국인을 주 제작자로 기용해 만든 프로그램, 외국인이 주요한 지도 역할을 해 만든 프로그램 등 "중국이 완전한 지적 재산권을 소유하지 못한" 프로그램들도 '판권 구매에 의한 외국방송'으로 분류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이번 규정이 만들어진 배경과 관련, 근년 들어 판권 수입 형태로 들어온 수많은 외국 프로그램들이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끄는 상황을 거론했다.

특히 저장(浙江)성 위성TV가 수입한 SBS TV의 '런닝맨'과 네덜란드의 오디션 프로그램 포맷을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이번 규정은 내달 1일부터 적용된다.

광전총국은 "오직 중국문화의 유전자와 중국특색, 중국풍격, 중국기풍을 담은 자주혁신의 프로그램만이 '중국의 꿈'이라는 주제와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애국주의, 중화의 우수 전통문화를 더욱 잘 이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는 "중국 이야기와 중국 정신을 더욱 잘 키우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중국의 외국방송에 대한 규제는 시진핑 체제 들어 계속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2014년 말 해외 드라마의 인터넷 방영 분량을 중국산 드라마의 30%로 제한하고 사전심사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7월에는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은 적극적으로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중국의 우수 전통문화를 담아야 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각 방송사에 내려 보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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