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정화 없이 39사단 터 아파트 분양 안돼"

기름·중금속으로 토양이 오염됐는데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육군 39사단 사령부 터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이하 마창환경련)은 25일 아파트 분양승인 근거가 된 토양환경평가서가 부실하게 만들어지는 등 39사단 터 토양오염 정화사업 문제점 2가지를 지적했다.마창환경련은 첫째로 39사단 이전·개발사업 사업시행자인 ㈜유니시티 측이 수행한 39사단 부지 토양환경평가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니시티는 전문기관을 통해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의창구 중동 39사단 사령부 부지, 북면 사격장 부지 토양환경평가를 했다.

39사단 터(115만4천여㎡)는 1955년부터 2015년까지 군부대가 60년간 주둔한 곳이다.유니시티 측 보고서는 지하유류탱크, 드럼야적장, 사격장 등을 중심으로 78곳이 석유계총탄화수소(TPH)와 납(Pb)·구리(Cu)·비소(As)·아연(Zn) 등 발암물질로 분류된 기름찌꺼기와 중금속에 오염됐다고 밝혔다.

오염면적은 39사단 사령부 부지 전체(115만4천여㎡) 가운데 3만2천685㎡(2.8%)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그러나 정밀조사를 한다면 39사단 터 오염면적과 깊이, 부피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마창환경련은 유니시티 측이 냄새나 색깔 등 관능검사만을 근거로 일부 지역은 오염 징후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마창환경련은 그러나 토양환경평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냄새나 색깔로 오염 여부를 측정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땅속 TPH가 기준치를 넘어서는 등 토양이 오염됐다고 강조했다.

마창환경련은 토양정화를 전혀 하지도 않은 채 아파트를 짓기 시작한 것을 또다른 문제점이라고 설명했다.창원시 의창구청은 유니시티가 제출한 토양환경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2018년 1월까지 토양오염 정화조치를 끝내도록 지난 1월 지시했다.

그러나 ㈜유니시티는 이달중 1차로 아파트 2천867가구를 분양한다.

토양정화 계획만 수립중인 상황에서 분양에 나선 것이다.

마창환경련은"부지 정화계획도 나오지 않은 오염된 땅에 대규모 아파트 분양허가를 내준 창원시도 비판받아야 한다"며 "창원시와 유니시티는 아파트 분양을 중단하고 토양정밀조사와 오염정화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파트 분양을 중단하지 않으면 (39사단 터가 오염됐다는) 안내전단을 뿌리거나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유니시티는 오염 면적이 넓지 않고 1차 분양 지역에 오염된 곳이 포함되지 않아 아파트 건설을 하면서 정화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유니시티 관계자는 "39사단은 장비가 적은 보병사단이어서 오염면적이 많지 않다"며 "토양환경평가는 적법하게 수행됐으며 정화작업에 들어가면 환경단체를 참여시켜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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