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경제정책 비현실적" 오바마 정부 대표 경제학자들 비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들 "샌더스 캠프 경제정책 극단적"
샌더스 정책 짜준 프리드먼 교수도 "힐러리 지지"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민주당 정권의 경제자문을 맡았던 대표적 경제학자들과 자신에게 경제정책 조언을 해준 교수로부터 '연타'를 맞았다.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기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4명은 전날 샌더스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샌더스의 경제정책에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샌더스는 무상 대학교육, 보편적인 단일 건강보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사회복지 확대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이로써 중산층의 소득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연간 경제성장률을 5.3%까지 끌어올려 여기서 나오는 조세 수입을 다시 복지 재원으로 쓸 수 있다고 샌더스 캠프는 설명한다.이런 전망치는 제럴드 프리드먼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 교수가 추산한 것이다.

샌더스에게 공개편지를 보낸 이는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CEA 위원장 재임기간 2011∼2013),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2010∼2011), 크리스티나 로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2009∼2010), 로라 타이슨 UC버클리 교수(1993∼1995)다.

특히 현직인 제이슨 퍼먼 위원장을 제외한 오바마 행정부의 CEA 위원장 전원이 참여했다.이들은 그동안 공화당이 막대한 규모의 부자 감세를 시행하면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환상에 빠진' 주장을 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사실적 증거에 기반을 둔 경제정책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프리드먼은 샌더스의 계획이 성장률·소득·고용에 막대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감세의 영향에 대해 공화당원들이 내놓은 가장 거창한 예견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프리드먼의 극단적 주장을 샌더스 캠프가 언급하는 것을 우려한다"며 그런 식으로는 진보적 경제정책의 신뢰성이 훼손되고 공화당 후보들의 비현실적 주장에 맞서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대표적 진보적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CUNY) 교수, 브래드 들롱 UC버클리 교수도 이미 샌더스의 경제정책에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더한 반전은 샌더스 의원의 정책을 만들어준 프리드먼 교수로부터 나왔다.

WP에 따르면 프리드먼 교수는 18일에 한 인터뷰에서 "나는 클린턴을 지지한다"며 "매달 클린턴에게 10달러를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라고 말한 이 여성을 기억한다"며 "국무장관으로서 훌륭히 일을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프리드먼 교수는 샌더스에 대해서는 "경제 문제에서 나는 버니에게 동의하지만, 다른 문제들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편지와 관련해 그는 전 CEA 위원장들이 자신에게 사전에 연락하지 않았다면서 연락을 받았더라면 그들의 비판을 반영해 자신의 경제모델을 기꺼이 수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경제모델이 수많은 진보적 경제학자들이 수년간 말해온 "막대한 재정 부양책에 경제는 반응한다"는 본질과 다르지 않다면서 샌더스의 경제정책을 재차 옹호했다.프리드먼 교수는 이런 계획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전망치를 다소 낮추는 쪽으로 수정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샌더스의 경제정책에 따르면 소득과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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