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보다 싼 기름값…미국 자동차 판매 '불티'

갤런당 1달러대 눈앞…지난달 자동차판매 증가율 14년 만에 최고

올해 1819만대 판매 전망…역대 최다 기록할 듯
여행·외식·숙박업 등도 매출 늘어 '유례없는 호황'
국제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8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갤런(약 3.78L)당 1달러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값싼 휘발유 덕에 미국 자동차산업은 물론 여행, 외식, 숙박업 등 관련 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다.
◆25개주에서 이미 1달러대 판매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서비스협회(AAA)가 집계한 이날 현재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2.01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때보다 55센트(21%), 가장 높게 치솟은 2008년 7월(4.10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AAA는 국제적인 원유 공급과잉 등을 감안하면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다음주께 1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50개 주 가운데 25개 주가 이미 1달러대에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캐롤라이나가 갤런당 1.788달러로 가장 쌌고, 캘리포니아가 2.651달러로 미국 본토에서 가장 비쌌다. 미 전역에서 가장 비싼 곳은 하와이로 갤런당 2.748달러였다.

◆자동차 판매기록 10년 만에 깰 듯미국 NBC 방송은 이 같은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3.34달러인 우유, 작은 컵 한 잔에 2.15달러인 스타벅스 커피보다 싸다고 보도했다.

값싼 휘발유 덕분에 자동차와 연관산업은 호황을 맞고 있다. 자동차 판매 사이트 ‘트루카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미 자동차회사의 판매량은 전달보다 11% 늘어나며 증가율 기준 2001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역대 최다인 1819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전 기록은 2005년 1750만대였다. 미국 언론은 올해 판매되는 자동차의 59%가 기름을 덜 먹는 소형차나 하이브리드차량이 아니라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비싸고, 기름을 비교적 많이 소비하는 차량이라고 보도했다.◆“휘발유값 더 떨어진다”

미국 고속도로관리국(FHA)에 따르면 저유가 덕분에 미국인의 총 운전거리는 지난 6월 한 달간 3100만마일(약 5000만㎞)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총 운전 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조한 수준을 보이다 올 들어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급격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운전량이 늘어나면서 외식업, 숙박업, 여행업 매출이 늘고 국립공원과 놀이공원, 캠핑장 등의 방문객도 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조디 건즈버그 S&P다우존스인덱스 상품연구담당은 “올 들어 유가는 29% 떨어졌는데 휘발유 가격은 16% 떨어지는 데 그쳤다”며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앞으로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난방용 기름 가격도 지난해 갤런당 3.72달러에서 올해 2.67달러로 1달러 넘게 낮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이 작년보다 난방비를 570달러가량 아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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