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미래에셋증권 1년 신저가

17% ↓…시가총액 3000억 증발
"대우증권 인수 성공 불확실"
증권사들 목표가 하향 조정
미래에셋증권의 대규모 유상증자 ‘깜짝 발표’에 시장은 차갑게 반응했다. 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과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우려에 주가는 최근 1년 내 신저가로 주저앉았다.

10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17.56% 하락한 3만2150원에 장을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3000억원이 증발했다. 거래량은 229만7931주로 전날의 8배를 웃돌았다.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행 주식 총수의 100%인 4395만8609주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와 보통주 1주당 0.3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증자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KDB대우증권을 포함한 국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M&A)과 대형 IB(투자은행) 업무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유상증자 물량으로 수급이 악화되고 KDB대우증권 인수 성공 여부도 주가에 불확실성을 더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현대증권은 기존 4만3000원이던 목표주가를 3만5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식을 두 배로 늘리는 유상증자, 기존 주주에게 30% 무상증자까지 하면 주식 수는 현재보다 2.6배 증가한다”며 “무상증자 후엔 목표주가가 3만원 안팎 수준에서 한 차례 더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증자로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은 50.3%,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의 경쟁구도와 실패했을 때 새로운 투자처 발굴 등도 불안한 변수로 꼽힌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KDB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자기자본 규모가 7조원을 넘겠지만 경쟁요인 등을 감안하면 주가 평가가치에 반영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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