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롱쇼트펀드 '살아있네'

총괄 매니저 이탈 충격 극복…10개월 뒤 수익률 1위

미래에셋은 수익률 마이너스
박스권 장세 속 실력차 드러나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롱쇼트펀드 운용을 총괄했던 김주형 본부장이 올초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옮기자 업계는 물론 시장도 크게 술렁였다. 매니저 이탈로 트러스톤 펀드의 수익률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트러스톤의 롱쇼트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 자금의 절반 이상은 미래에셋으로 유입됐다.

그로부터 약 10개월. 수익률 결과는 당초 예상과 딴판이다. 트러스톤 롱쇼트펀드 수익률은 업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반면 미래에셋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21일 펀드 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트러스톤 대표 펀드인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50자A’(주식혼합형)의 3개월 수익률은 3.4%다. 국내투자형 롱쇼트펀드 중 단연 1위다. 롱쇼트펀드는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상품이다. 특히 지난 3개월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장세로 회귀한 시기여서 롱쇼트펀드 간 실력 차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4% 하락했다.

채권혼합형 롱쇼트펀드인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30자A’도 1.0%의 수익률로 선방했다. 다음으로 ‘한화 스마트알파자C’(0.7%), ‘유리 트리플알파자 A1’(0.5%), ‘마이다스 거북이50자1A’(0.5%)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래에셋 스마트롱숏30자1A’ 수익률은 -1.3%, ‘삼성 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A’ 수익률은 -4.3%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예상보다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단기 성과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트러스톤 롱쇼트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다이나믹코리아50 및 다이나믹코리아30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3.7%로 업계 선두다. 김진성 트러스톤운용 대체투자(AI) 본부장은 “주가지수 등락과 관계없이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게 롱쇼트펀드의 최대 목표”라며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않고 산업 구조의 변화와 사회·문화적 장기 트렌드만 따져 종목을 선택하는 투자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롱쇼트펀드의 자금 순유출 움직임도 진정될 조짐이다. 수익률이 단기 등락하더라도 대부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돼서다. 올 5월 이후 전체 40개 공모형 롱쇼트펀드에서 월평균 1000억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이달엔 300억원(21일 기준)의 순유출에 그쳤다.

최세진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요즘처럼 주가가 오르는 종목과 떨어지는 종목 간 편차가 클 때는 롱쇼트펀드가 제대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며 “대신 시중금리가 많이 낮아진 만큼 목표 수익률을 연 5% 안팎으로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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