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1민영 vs 다민영 '평행선'

패널 주장 `팽팽'.."위탁강제는 위헌" 지적도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방송광고 판매대행 관련 법안 도입을 위해 주최한 공청회에서는 민영 미디어렙을 몇 개 허용할지를 놓고 `1민영'과 `다민영'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날 공청회에는 여야 및 지상파 방송사와 지역 및 종교방송사, 케이블 방송, 신문업계, 광고업계 등 미디어렙 도입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패널들이 진술인으로 참석,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다수의 민영 미디어렙을 허용하는 완전 경쟁체제로 갈 경우 취약매체의 생존이 위협당할 것이라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공청회 논의의 핵심 쟁점이었다.

`1민영'을 지지한 패널들은 경쟁원리의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다양성 증진을 위해 취약한 매체를 보호하는 안전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다민영'을 옹호하는 패널들은 지상파 방송이 역차별을 받는 규제는 헌재 결정 취지에도 맞지 않으며, 매체간 동일한 경쟁 조건을 보장하고 민영 미디어렙 관련 논쟁을 이번 기회에 완결짓는 것이 방송광고 시장의 장기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공청회에서는 신문사와 지역.종교방송, 케이블TV 업계, 기존의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등이 `1민영'을 지지한 반면 KBS를 제외한 지상파 방송사들과 방송통신위원회는 `다민영' 체제를 옹호했다.

공청회에 참여한 패널 10명 가운데 종교방송협의회 박원식 간사, 중앙일보 김진영 기획지원팀장,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이수범 교수 등 `1민영'을 명시적으로 지지했고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김민기 교수도 한시적인 `1민영' 유지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김민기 교수는 1민영이냐 2민영이냐는 각자의 주장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며, 어느 체제가 일방적으로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단수의 민영 미디어렙을 허용했다가 추가로 허용하는 것은 수월한 반면 복수의 미디어렙을 허용한 뒤 1민영 허용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역적이라 할 만큼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신태섭 교수와 MBC 구자중 광고기획부장, SBS 성희용 정책팀장, 지역방송발전위원회 정재욱 위원, 광고주협회 김기원 상무 등 5명은 `다민영' 지지 쪽이다.

`다민영'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특정 방송사가 미디어렙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선 안된다는 입장과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엇갈리기도 했다.

한편 공청회에서는 코바코를 통한 대행제한 뿐 아니라 위탁을 강제하는 것도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방송사가 특정 광고대행사에 광고를 맡기도록 의무화하는 제도 자체가 위헌이라는 것이다.

중앙대 법대 이인호 교수는 "소규모 방송사의 지원을 이유로 방송사의 선택권을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국회는 22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방통위 의견과 다수 미디어렙 관련 입법안들을 모아 심사한 데 이어 23일 전체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이견 대립이 여전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