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600 붕괴…外人 매도 1년來 '최대'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이틀째 급락하며 16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3.86포인트(1.48%) 떨어진 1585.85로 마감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830조7930억원으로 지난 이틀간의 급락으로 32조2670억원이 허공에 날라갔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9800선이 무너진 것을 악재로 장 초반부터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8일(현지시간) 신규주택판매 악화와 기업실적 부진에 119.48포인트(1.21%) 내린 9762.69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이틀째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야기했다. 외국인들은 4681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17일 4971억원 순매도 이후 최고 매도폭을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4922계약 순매도에 나섰다.개인이 3237억원 순매수하며 대량 매수에 나섰지만, 기관의 순매수폭이 1044억원으로 크지 않아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가 1545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가 674억원 매수 우위를 보여, 전체 871억원 순매도로 마감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대량 매도 때문에 하락폭이 컸다"며 "경제지표나 실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횡보세를 보였던 시장이 이번주에는 미국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한 애널리스트는 "급락에 따른 단기 반등은 가능할 수 있어도 조정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KB금융, 신한지주, 한국전력, LG전자, SK텔레콤이 떨어졌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은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4분기 최대 실적이 기대되면서 1.85% 올랐다.포스코는 전날 세계 최대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여파로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5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5.06% 내린 4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에너지도 전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9% 감소했다고 밝힌 것을 악재로 2.65% 빠졌다.

이날도 주요 기업들이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호실적을 발표한 NHN(-0.58%), SK텔레콤(-0.28%), 현대제철(-5.75%), 우리금융(-1.49%)이 모두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NHN은 개장 전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93% 늘었다고 밝히며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SK텔레콤도 3분기 영업이익 6188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으며, 코오롱은 영업이익이 4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3분기 철강가격 강세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분기대비 5.3%, 영업이익은 17.1% 늘었다고 공시했다.

금융주 중에는 우리금융이 4383억원의 3분기 당기순이익을 발표하며 3000억원대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금호타이어는 3분기 노조파업으로 인해 영업손실 5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면서 주가가 4.26% 떨어졌다.

코스피 거래량은 3억6502만주로 전날보다 380만주 감소했다. 거래대금은 5조6029억원으로 1451억원 늘었다. 이날 상승한 종목은 177개에 그쳤으며, 하한가 3개를 포함한 630개 종목은 떨어졌다. 63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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