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로 꽃핀 호동·낙랑의 사랑

내달 18~22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발레로 태어난다.

국립발레단의 신작 발레 '왕자호동'은 우리 옛 설화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당시 적대하던 고구려의 왕자 호동과 낙랑국의 공주 낙랑은 사랑에 빠져 결혼식까지 올린다. 하지만 낙랑국을 점령하라는 명을 아버지 대무신왕에게 받았던 호동은 아내에게 낙랑국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스스로 울려 경고하는 신비로운 북 자명고를 찢어버리라고 부탁한다. 고민끝에 조국을 배신하고 자명고를 찢은 낙랑은 아버지의 손에 목숨을 잃고,이를 알게 된 호동도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는 내용이다. 15일 제작발표회에서 국수호 연출가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가문끼리의 싸움이었다면 '왕자호동'은 국가 간의 대립"이라며 "권력을 놓고 사랑을 좇아 죽음을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전 2막12장의 발레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됐다. 문병남 안무가는 "발레의 다리 동작과 한국 무용의 팔동작을 결합해 아름답게 안무했다"고 말했다. 또 1장 남성무용수만 28명이 나오는 전쟁 장면,6장 호동왕자와 낙랑공주가 펼치는 사랑의 이인무,7장의 결혼식 등이 눈여겨봐야 할 주요 장면으로 꼽힌다.

국립발레단 초대 예술감독을 지냈던 고 임성남씨가 1988년 안무했던 동명의 발레를 새롭게 다시 만들었다. 주역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역은 김주원과 김현웅,김지영과 이동훈,박세은과 이영철씨가 각각 캐스팅됐다. 이 중 박씨는 2007년 로잔국제콩쿠르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이번에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신예 발레리나로,'왕자호동'을 통해 첫 전막 주연으로 데뷔한다. '왕자호동'은 다음 달 18일부터 2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02)587-6181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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