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안토니우스는 질 수밖에 없었다

전쟁으로 읽는 세계사 정미선 지음/ 은행나무/ 368쪽/ 1만6000원
전쟁은 '인간이 일군 유무형의 자산이 총동원된 사건'이다. 전장은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던 폭력성과 욕망이 표출되는 '본성의 실험장'이자 상대를 굴복시키고 살아남으려는 의지의 대결장이기도 하다.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류와 전쟁의 동반 관계.전쟁의 역사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천년 제국이 순간에 무너지고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되는 등 변화무쌍했던 과거를 한눈에 읽게 해준다.

"유럽의 헬레니즘 문화는 알렉산더의 정복 전쟁으로 인해 탄생했으며 로마도 포에니전쟁을 계기로 지중해를 장악할 수 있었다. 로마의 대군을 이끌던 안토니우스는 우세한 육상 전력과 군자금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옥타비아누스에게 패한 후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자살했다. 십자군 전쟁은 중세라는 큰 사회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으며 30년전쟁은 신성로마제국의 몰락을 불렀다. 미국의 남북전쟁은 예상 밖의 장기전으로 인해 양측에 엄청난 피해를 안겼지만 남부의 비약적 발전을 가져오기도 했다. "《전쟁으로 읽는 세계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스물세 번의 전쟁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인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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