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홍콩 大戰'…봄바람 일으킬까

서울옥션·K옥션 15일 나란히 경매…크리스티는 24일
가나·현대 등 13개 화랑 14~17일 홍콩아트페어 참가
미술시장이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랑과 경매회사들이 홍콩에서 일전(一戰)을 치른다.

갤러리현대,가나아트갤러리,학고재화랑,카이스갤러리 등 13개 국내 메이저 화랑은 14일부터 17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홍콩아트페어'에 참가한다.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은 15일 각각 홍콩 그랜드 하얏트호텔과 콘라드호텔에서 현대미술 경매 행사를 갖는다. 또 홍경택씨를 비롯해 김동유 최소영씨 등 국내 인기 작가 20여명의 작품 30여점은 내달 24,25일 홍콩 크리스티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미술계는 '아시아의 미술 허브'인 홍콩시장을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미술품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는 점도 홍콩시장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있는 미국 · 유럽 및 화교권 '큰손' 컬렉터들도 홍콩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실제로 홍콩의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2007년 7600억원,2008년 97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홍콩아트페어 행사에는 갤러리현대를 비롯해 가나아트갤러리,국제갤러리,박여숙화랑,학고재화랑,카이스갤러리,갤러리 인,금산갤러리,서미앤투스갤러리,표갤러리,아라리오갤러리 등 화랑 13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화랑들은 '스타 작가'로 꼽히는 이우환,배병우,오치균씨를 비롯해 도성욱,안성하,지용호,홍경택,최소영,패트릭 휴즈,빌 베클리 등 국내외 작가 100여명의 작품 30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근 · 현대 작가와 신예 작가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의 다양한 작품이 출품될 예정이어서 외국 컬렉터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들의 홍콩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홍콩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서울옥션은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추정가 기준 총 100억원 규모의 작품 120여점을 경매에 부친다. 동서양 근 ·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총망라한 이번 행사에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최고가인 추정가 20억원에 나오며,대만의 국민 화가인 산유(1901~1966년)의 꽃 그림도 추정가 14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이 밖에 일본의 구사마 야요이,나라 요시토모,이우환,홍경택,이환권,인도네시아의 아가페투스,중국의 링젠 등의 작품도 비교적 싼 가격에 경매에 출품된다.

K옥션 역시 내달 15일 홍콩 콘라드호텔에서 대만의 킹슬리,일본 신와옥션,싱가포르의 라라시티와 공동으로 경매행사를 연다. 이번 경매에는 추정가 1억5000만~2억5000만원인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 작품 '꽃'을 비롯해 백남준,톰 웨슬만,전광영,배병우씨 작품 등 40점(추정가 6억4000만원)을 비롯해 대만의 킹슬리가 27점,일본 신와옥션이 39점,싱가포르의 라라시티가 37점을 각각 출품,총 143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바닥권에 접근하고 있는 만큼 홍콩 미술시장에도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국제적인 컬렉터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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