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리더십 공백 메우기 힘들다"

이건희 前 회장 퇴임 1년 사장단회의
"지난 1년간 힘들었지만 선방"
"위기는 그러저럭 헤쳐나가고 있다. 그러나 도약에 필요한 리더십의 공백은 쉽게 메우기 힘들것 같다. "

이건희 전 회장이 퇴임한 지 꼭 1년이 된 22일 삼성그룹 사장단회의가 열렸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주재로 열린 사장단회의는 평소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지난 1년은 그룹의 구심점이었던 이 회장이 퇴임하고 금융위기가 몰려온 내우외환의 시기였음에도 삼성그룹은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비록 작년 4분기 주력회사인 삼성전자가 1조원 가까운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룹 전체적으로는 실적 등 경영성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전 회장 퇴임 후 의사결정 기구가 된 사장단회의 체제에 대해서는 "뿌리내리는 과정에 있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 CEO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해체된 후 사장단협의회가 결성됐지만 새로운 경영형태가 1년 안에 자리잡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어려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고민은 역시 리더십의 공백이라는 말도 했다. "유능한 CEO들이 계열사를 이끌고 있어 꾸준히 성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중간 중간 그룹 차원의 도약을 이뤄내기 위한 의사결정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즉 사장단협의회라는 의사결정 구조로는 5년,10년 앞을 내다보고 집행해야 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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