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정원감축 놓고 노사 다시 파열음

사측 30일 이사회 강행..노측 "좌시 않겠다"

2012년까지 단계적 감축예정이던 정원을 올해 일시에 줄이는 문제를 놓고 한국전력 노사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회사 측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고 노조 측은 실력저지 방침을 밝히면서 노사간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30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 이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조찬모임 형식의 이사회를 열어 오는 2012년까지 줄이기로 한 정원을 올해 일시에 줄이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전 이사회는 김쌍수 사장이 해외 출장으로 부재중이던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노조 측이 이사회 회의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저지에 나서자 "노사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다음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며 안건 심의를 일단 보류했었다.한전 이사회는 이에 따라 내달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오전 소집돼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게 됐다.

한전은 당초 지난해 말 현재 2만1천734명인 정원의 11.1%인 2천420명을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하고 올해분 감축 인원을 채우기 위해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사측의 방침에 대해 노조 측은 본사는 물론, 전국 지부의 간부를 동원해 이사회를 저지한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강경 대응에 나설 조짐이다.사측도 이에 맞서 청원경찰 등을 동원해 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지난 27일 정부로부터 이달 내에 의결을 끝내라는 방침을 통보받고 오늘 다시 긴급히 이사회를 소집한 것"이라며 "정부와 회사는 정원을 일시에 줄여도 정원 외 인건비 예산을 인정하겠다고 하지만 내년부터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회사가 경찰에 시설보호요청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력으로라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전 외에 발전 자회사들도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정원의 일시 감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한국수력원자력도 31일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한국가스공사 이사회는 지난 26일 노조의 반발 속에 이사회 장소를 세 차례나 옮긴 끝에 정원 10.7%를 일시에 감축하는 결의를 통과시킨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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