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강세… 중국 모멘텀 계속될까

"단기강세 지속, 추세적 회복은 시기상조"

중국 증시가 최근 예사롭지 않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국내 증시의 '중국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일 2.96%나 오른 2,389.39를 기록하며 2,400선에 바짝 접근했다.

이는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대비로도 전날까지 31.22%나 급등해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연초 이후 이 같은 중국발 호재를 바탕으로 글로벌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선전해 중국 증시의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중국 증시의 최근 강세는 경기부양 등 단순 정책수혜 가능성이 경기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로 확산한 덕분이다.

1월 신규대출이 1조6천억원위안 늘어나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폭의 증가율을 나타냈고, 향후 산업생산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작년 12월부터 두 달 연속 반등하면서 경기 저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작년 12월 소매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9.0%와 26.1% 증가해 소비와 투자 부문에서도 경기부양책 효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증시 수급상황도 긍정적이다.

1월까지만 해도 중국 국부펀드나 정부에서 국영은행주를 중심으로 매수했지만, 최근에는 거시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일반 기관투자자와 개인들도 매수주체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증시는 거래량 증가까지 동반하고 있다.이달 11일 상하이거래소의 거래량이 209억주를 기록해 2007년 5월9일 거래량 고점인 208억주를 능가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의 강세가 추세적 회복에 이르기까지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증시의 랠리는 유동성과 정책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며, 랠리의 연속성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며 "내달 초로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이번 랠리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내의 'V자형' 회복에 대한 기대에도 현실적인 펀더멘털 여건은 여전히 만만치 않고, 최근 모멘텀이 된 유동성 증가 속도도 점차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경기 회복의 관건은 민간 부문인데, 이를 좌우하는 수출과 투자는 아직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연초 이후 중국 증시의 강세는 국내 증시에도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국시장이 계속 좋아질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증시가 중국 모멘텀보다는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 등 금융불안 우려에 더 크게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 팀장은 "중국 경제지표가 빠르게 호전되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국 증시는 최근 강세에도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에는 이르고, 앞으로 'W자형'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 기존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의 강세는 단기적 강세로 치부하기에는 회복 속도가 빠르고 좀 더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전 세계에서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중국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중국이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벗어나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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