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리스크관리 강화…지난해 대출 증가폭 둔화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사태 이후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 강화에 적극 나서면서 연중 대출 증가폭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기관 대출 증가액은 14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증가폭은 13.5%로 전년 15.5%보다 소폭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08년 중 지역별 금융기관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금융기관 총 대출액이 1201조6000억원으로 연중 142조7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연중 총 대출금은 113조386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4.1% 증가했고, 비은행 금융기관 총 대출금은 29조3607억원으로 11.5% 늘었다.

서울지역 대출금 잔액은 전체의 41%로 492조184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중 증가액은 69조원으로 전년 70조원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증가율은 전년 20.1%에서 16.5%로 큰 폭 둔화됐다. 대출 증가율이 둔화된 까닭은 예금은행을 통한 대출이 크게 늘었지만 상호저축은행등 비은행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은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다.

예금은행 대출은 63조원(18.5%)증가해 전년 51조원(17.8%)보다 증가폭이 다소 확대됐지만,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6조원(7.7%)으로 전년 19조원(31.5%)보다 증가폭이 많이 줄었다.

지방의 대출금 잔액은 전체의 59%로 709조4344억원으로 조사됐다. 연중 증가액은 73조원으로 전년 71조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증가율은 전년 12.6%에서 11.5%로 감소했다. 서울과 반대로 지방에서는 예금은행을 통한 대출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상호금융의 영업마케팅 강화를 배경으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서울과 경기지역 등 수도권으로 대출이 집중되는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수도권 지역의 대출금 잔액은 790조6595억원으로 연중 15.2%(104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 증가율 18.6%보다 3.4% 하락한 수준이다.

비수도권의 대출금 잔액은 연중 38조원(10.3%) 증가한 410조9599억원으로 전년 34조원(10.2%) 증가율과 비슷했다. 예금은행의 지역별 예대율(총대출금잔액/총예수금잔액)은 서울지역이 61.9%, 지방이 133.1%로 지난해 말(59.1%, 136.2%)에 비해 서울은 상승했고, 지방은 하락했다. 지방 중에서는 경기지역이 169.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외 지역은 100~130% 정도의 수준이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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