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교육의 질 떨어뜨려"

핀란드 요우니 교수 전교조 간담회서 주장

교육 선진국 핀란드의 한 교수가 현재 시행 중인 일제고사에 대해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똑같은 음식을 먹이는 것과 같다'며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핀란드 교육조사연구소 요우니 밸리야르비 교수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한국 교육과 핀란드 교육의 대화'를 주제로 가진 초청 강연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요우니 교수는 "학생들이 어떤 공부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기 위해서라도 평가는 중요하다"며 "그러나 전국의 학교가 똑같은 시험을 치면 학교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간 또는 지역간 편차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데 그 편차 때문에 특정 학교가 불공평하게 대우받는다면 누가 그 학교를 가고 싶어하겠나.그것은 그 학교 학생들의 공부 의욕마저 잃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하느냐는 점인데 전국적 시험에서는 수학과 과학 등의 단편적 지식만을 평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그같은 차원에서 일제고사와 같은 시험은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우니 교수는 전국적인 시험을 치르기 위해 들이는 비용을 교사 능력 향상에 사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또 교원평가제와 관련해 "핀란드에서도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제도가 있었지만 교사에 대한 통제라는 비판 여론이 나오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어 폐지됐다"며 "중요한 것은 교원들에게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요우니 교수는 한국교육평가원 등 교육관련 기관에서 각종 세미나와 간담회를 갖고 전교조가 주최하는 전국참교육실천대회에 참석한 뒤 15일 출국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cielo7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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