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인운하를 보는 두 가지 시각

지난 2003년 중단됐던 경인운하 사업이 재개된다. 국토해양부는 어제 경인운하 건설계획을 확정,수자원공사의 공공사업으로 3월부터 한강쪽 구간 굴착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두 2조2500억원을 투입해 2011년 완공 계획으로,2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인 경기부양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만하다. 정부가 이 사업을 다시 추진키로 한 것은 그동안 줄곧 논란(論難)을 빚어온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 결과 경인운하 건설의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낮게 잡아도 1.07로 나왔다. 이번에 확정된 80m폭의 운하를 팔 경우,과거 네덜란드 운하컨설팅기업인 DHV도 B/C 1.76으로 분석했던 점을 감안하면 타당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실 지금 단계에서 경인운하는 가장 쉬운 인프라투자사업의 하나다. 18㎞ 길이의 운하 가운데 1992년부터 파온 방수로가 14.2㎞에 이르는 만큼,한강 쪽으로 3.8㎞만 더 파면 운하가 완성된다. 투입될 화물운송 선박이 4000t급으로 종전의 2500t급보다 커졌고,2012년 이후 서울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도 운항할 예정이고 보면 경제성은 훨씬 개선될 수 있다. 인천항의 화물적체 및 포화상태에 이른 경인고속도로의 화물수송부담 완화 효과 또한 클 것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경인운하의 경제성에 대한 일각의 회의적 시각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운송거리가 짧은 만큼 화물의 환적(換積)과 이동에 따른 복잡한 단계와 비용,시간을 고려하면 육로 운송보다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정부는 관광객 유치 등의 부수적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그 또한 미지수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물류의 효율성 제고,관광자원화 등을 통해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과 치밀한 운용계획 수립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물류의 시간과 비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화물운송 및 환적시스템 개발이 급선무다. 또다시 경인운하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란과 국력낭비를 막고,막대한 혈세를 쏟아붓고도 애물단지가 되고만 일부 지방공항 부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선돼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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