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테마주 옥석(玉石) 가려볼까?

황우석 박사(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최대주주인 에이치바이온이 내년에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에 들썩였던 바이오 관련 종목들이 에이치바이온이 이를 부인하자 급락했다.

에이치바이온이 23일 오후 "코스닥시장 우회상장에 대해 논의한 바도 없으며, 어떠한 계획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소식과 함께 바이오 테마주들은 일제히 폭락했다.오전 내내 상한가를 기록했던 에스티큐브는 전날대비 160원(3.08%) 상승한 5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제이콤(-7.41), 조아제약(-6.33)을 비롯해 메디포스트(-10.78%), 산성피앤씨(-11.71%) 등은 오전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폭락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마크로젠은 줄곧 상한가를 이어오고 있으며 셀트리온 역시 전날대비 전날대비 510원(4.15%) 상승한 1만300원으로 강세를 기록했다.◆황 박사와 관련된 종목들

에이치바이온측이 우회상장설을 부인하기 전까지 에스티큐브는 5960원으로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에스티 큐브는 황우석 박사의 후원인인 박병수 수암재단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어 황 박사와 관련된 소식에 들썩하는 단골 종목이다.

에스티큐브는 지난 10월 28일 238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황 박사의 호주특허 등록 가능성과 컴백 가능성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주가를 현재까지의 주가로 올라섰다.하지만 에스티큐브는 바이오나 줄기세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예전 상호가 에스켐이라는 점에서도 알수 있듯이 에스티큐브는 플라스틱 외장재로 주로 사용되는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에스티큐브는 황 박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박 이사장과의 관계 때문에 한 때는 우회상장 대상기업으로 점쳐지기도 했던 종목이다. 따라서 최근 황 박사가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에 더욱 들썩일 수 밖에 없는 종목이다.

황 박사의 장모가 대주주인 제이콤은 3~4%의 상승세만을 보였다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제이콤은 예전과 같으면 급등세를 보였을 테지만 이날은 줄기세포 관련종목들과 행보를 같이하는 모습이다.이는 제이콤이 독자적인 사업추진 의사를 잇따라 밝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콤은 지난 15일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2500만달러(약 350억원)규모의 UTS(Unified Ticketing System)구축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한 이 같은 사업추진 목적은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한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제이콤은 말 복제 실험과 관련해서도 "난자 채취와 체세포 핵 치환, 그리고 자연분화 단계까지 성공했으며 대리모에 난자를 착상시키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성과를 자신한 바 있다.

◆ 바이오 그리고 줄기세포 관련종목

마크로젠은 오후에도 상한가를 유지하면서 장을 마쳤다.

사실 마크로젠은 황 박사와 관련된 종목으로 취급돼 이날과 같이 급등세를 보이거나 급락세를 보인 적이 거의 없는 종목이다. 오히려 개별 종목의 호재나 수급에 따라서 주가가 변동되는 종목에 가깝다.

마크로젠이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11월10일과 11일에는 사상최대의 분기 순이익이 공개된데 따른 것이었다.

마크로젠은 지난 1분기(7월1일~9월30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6.1% 늘어난 47억7800만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38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당시 밝혔다. 1분기 순이익도 10억4200만원으로 사상 최대의 분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마크로젠의 이날 상한가 역시 전날 장 마감 이후 공시한 말레이시아팜오일위원회(MPOB)와 142만2000 달러(한화 약 18억3400만원) 규모의 오일팜 게놈 프로젝트 서비스 계약을 체결 소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계약 규모는 마크로젠의 전년도 총매출의 약 11%에 달하는 규모로, 옵션에 따라서 최대 152만 달러까지 증가될 수 있는 계약이어서 마크로젠에게는 대규모 계약인 셈이다.

셀트리온 역시 개별 종목의 호재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증권사들로부터 상장당시부터 호평을 받아왔었다. 다국적 제약사 BMS사와의 아바타셉트에 대한 10년 장기계약 체결, 2011년부터 CMO제품보다 마진이 뛰어난 바이오 시밀러 출시 계획으로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평가다.

전날의 상한가 역시 기관이 80만주 가량을 순매수했기 때문. 황 박사의 컴백설과 맞물려 전날 상승에 따른 개인들의 추격매수가 이어지면서 이날도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황 박사와 관련해 동반 상승세를 보여왔던 종목들은 바이오 관련주. 그 중에서도 줄기세포로 분류되는 메디포스트, 조아제약, 산성피앤씨 등이었다.

이들 종목은 오전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보합세 내지 약세를 기록하던 중 에이치바이온이 우회상장설을 부인하고 나서면서 급격히 하락했다.

다시말해 줄기세포 관련 종목들은 황 박사 컴백설로 마땅한 수혜도 받지 못한데다, 주가는 최근 며칠간의 상승률 마저 까먹는 형편이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이날의 상승세를 "미국 오바마 정부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 등은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황 박사와 관련해서는 막연한 기대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평가절하했다.

황 박사 컴백설이 바이오주들을 다시금 들썩이게 만든 건 사실이지만 뚜렷한 호재가 없는 이상 추격매수나 테마주 편승 등은 자제해야하는 분석이다.바이오 업계 관계자 역시 "황 박사의 컴백이 주가를 들썩이게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달갑지만은 않다"면서 "관련된 소문이 확인되고 나면 주가가 그 전보다 못한 수준으로 내려앉곤 한다"고 털어놨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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