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 KIKO 관련株 추락

원·달러 환율이 1100원마저 넘어서면서 통화옵션 상품인 KIKO(Knock-In Knock-Out)에 가입한 수출 상장 기업들이 무더기 신저가로 추락했다.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3분기 KIKO 손실이 상반기보다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약 재구조화 등을 통해 KIKO '물타기' 계약을 맺은 수출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추가피해 가능성도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 1일 주식시장에서 KIKO 손실 규모가 자기자본의 10% 이상인 기업 71개사 중 41개사가 최근 1년 새 최저주가로 마감했다. 씨모텍이 14.81% 급락했고 심텍(-13.73%) 성진지오텍(-12.57%) 모나미(-12.31%) 선우에스티(-12.00%) 제이브이엠(-11.38%) 우주일렉트로닉스(-9.65%) 태산엘시디(-8.29%) 등도 급락세를 비껴가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중순 이후 1050원을 뚫고 수직 상승하자 KIKO 관련주 대부분이 바닥을 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16.0원까지 오르면서 KIKO 손실 우려감은 한층 더 높아졌다. 3분기 손실 규모가 상반기보다도 두 배 넘게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KIKO는 환율이 미리 정해 놓은 범위 이상으로 오르면 계약금액의 2~3배에 이르는 달러를 시장환율보다 낮게 팔아야 해 기업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통화옵션 상품이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급격히 오른 환율이 9월 말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3분기 KIKO 손실은 2분기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환율이 2분기 말 기준 원·달러 환율 1043원보다 70원 이상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KIKO 약정 환율이 1100원 내외로 비교적 높았던 계약에서 추가 손실도 우려된다. 제이브이엠의 경우 지난 8월 말 원·달러 환율이 올해 3월 가입한 KIKO 계약 손실 발생 구간인 1070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7월 원·달러 환율이 1000∼1020원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자 일부 KIKO 손실 기업들은 '물타기'성 계약을 추가로 맺은 것으로 전해져 우려감은 증폭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기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환율 지정 범위를 다시 정해 계약만기를 연장하거나 새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어 2차,3차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며 "물타기성 KIKO 재계약은 수시 공시사항이 아니어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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