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號 "혁신 없이 미래 없다"…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역시 드러커 교수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감동과 흥분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특히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피터 드러커 지음,권영설·전미옥 옮김,한국경제신문)은 지난해 96세를 일기로 타계한 드러커 교수의 최후 유작으로서 한국사회에 너무나 절실한 주제인 '혁신'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그는 우리가 '경영의 시대'를 넘어 '기업가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제하고,앞으로는 더더욱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기업가 정신은 예전의 기업가 정신에서 발전해 좀더 새로운 것을 위해 조직을 창출하고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그 핵심이 혁신이라고 강조한다.혁신은 목적과 초점을 갖고 조직의 경제적·사회적 잠재력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노력이며,이를 통해 조직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산업,그리고 정부와 공공서비스 기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기업성장의 원동력으로 혁신을 강조하면서 "혁신 없이 미래가 없다"고 선언한다.혁신이야말로 개인과 조직,사회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생명유지 활동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IBM 듀폰 인텔 P&G 블루밍데일백화점 포드자동차 시티뱅크 알콘연구소 JP모건 걸스카우트연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혁신의 핵심과 실천전략,실패를 방지하기 위한 원칙 등을 소개하고 있어 혁신이 손에 잡히듯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와 성공하는 이유도 흥미롭다.실패 이유로 제시한 "유행성 프로그램의 함정,과거의 관행이라는 족쇄,천재들만의 전유물,목표가 작은 것이 문제"라는 인식은 오늘의 한국 기업과 정부에 주는 메시지가 강하다.

너무 많은 것을 시도하거나 어려운 혁신,현재가 아닌 먼 미래만 보고 실행하는 혁신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충고도 가슴에 와 닿는다.

나아가 혁신 성공을 위한 5가지 원칙은 조직에 그대로 적용하면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심어준다.

"기회 분석부터 시작하라.밖으로 나가서 고객을 만나라.오직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춰라.작게 시작하라.주도권을 잡는데 목표를 두어라."

최근 수년간 우리 사회의 화두는 혁신이다.

고도성장의 신화가 깨지고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은 혁신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미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혁신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공기업 등에 혁신 전담부서가 생겼고 혁신 평가가 정례화됐다.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혁신에 주목하고 있어 나라 전체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역자들이 언급했듯이 "혁신 자체는 여전히 거부의 대상이요,기피하고 싶은 용어이며,부담스러운 활동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피터 드러커 교수의 책은 혁신 교과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책이 쉽고 재미있게 번역돼 단숨에 읽을 수 있어서 좋다.깊어가는 여름에 혁신의 두려움을 넘어 혁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혁신 담당자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꼭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264쪽,1만1000원. 양병무한국인간개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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