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는 살아있다 ‥ SK(주) · 현대엘리베이터

SK(주)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불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가는 연일 가파르게 치솟고 있고,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들은 '결사항전'의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분경쟁 구도를 간파한 투자자들의 투기적 수요까지 몰려들고 있어 휴유증마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결말이 나올지 예단할 수 없다"며 시장반응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 SK㈜가 심상치 않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해서만은 아니다. 연일 주식을 거둬들이는 외국인의 행보가 관심이다. 작년말 44%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12일 현재 52.40%를 기록했다. 이번 정기주총의 의결권 권한 확보일인 작년 12월 26일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이기간 동안 주가는 2만5천원대에서 4만5천원대로 껑충 뛰었다. 그래서 시장에선 M&A가 아직 진행중인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정기주총에선 SK측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그 이후가 문제라는 것. 사실 SK의 우호세력중 일부는 올들어 주식을 팔아 짭짤한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 주식을 받아가고 있다. 물론 외국인이 모두 소버린의 우호세력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SK측의 우호세력일수도 있다. 그러나 소버린의 편에 서겠다고 공언한 템플턴이 5% 이상 지분을 취득해 신고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만일 소버린측 우호세력이 많을 경우 이번 주총 이후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외국인의 SK주식 매집에 대해 실적호전을 겨냥한 순수한 투자목적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그러나 소버린이 M&A의 뜻을 버리지 않고 있어 SK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SK㈜의 초강세는 적대적 M&A 재료가 본질"이라고 말했다. SK 자체도 우량한 기업이지만 SK텔레콤 지분(21.5%) 등 보유중인 자산가치가 뛰어나다는 것. SK텔레콤 지분만 시장가격으로 따져도 3조9천억원에 이른다. 대주주 지분이 취약한 우량 자산주를 노리는 세력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엘리베이터 공개매수 수량과 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13일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당초 KCC측이 밝힌 공개매수가(7만원)를 뛰어넘었다.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상한가(7만8천7백원)에 근접한 7만8천5백원까지 치솟았다가 7만2천원에 마감됐다. 당초 KCC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에따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간 공방은 새 국면을 맞이할 공산이 높아졌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이처럼 공개매수가격을 웃돈 것은 KCC가 공개매수 수량과 단가를 높일 가능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증권거래법 23조는 공개매수 기간중 공개매수자와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이외의 방법으로 동일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KCC와 정상영 명예회장은 지난 12일 신고한 대로 공개 매수를 진행할 경우 오는 18일부터 4월13일까지 추가로 장내 매수를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증권거래법 23조는 공개매수가 끝나는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재차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KCC와 정 명예회장은 지난 12일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대로 펀드 등을 통해 취득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78%를 처분하고 나면 이 회사 지분율은 16.12%로 낮아진다. 공개매수를 당초 발표한대로만 성사시킨다 해도 KCC측의 지분율은 총 24.13%로 현정은 현대 회장측의 28.68%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결국 KCC측이 범 현대가의 지원없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공개매수 주식의 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증권업계에선 분석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개매수 신청서는 정정할 수 있으며 이때 공개매수 주식의 수량과 단가를 상향조정할 수 있지만 하향조정하는 것은 안된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KCC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공개매수 수량 확대 등 조건을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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