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부모 "허리 휜다" ‥ 1만 호주달러 송금 120만원 더 들어

두 딸과 아내를 모두 뉴질랜드로 보낸 송형석씨(45ㆍ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최근 학비와 생활비를 송금하러 은행을 찾았다가 믿기지 않는 환율에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금액의 뉴질랜드 통화를 사기 위해 두세달 전에 비해 10% 이상의 돈을 더 내야 했던 것. 송씨는 "지난 9월 초만 해도 1만 뉴질랜드달러의 가격이 한화로 6백9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8백만원 가까이로 1백만원이상 급등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유학ㆍ연수생이 몰리고 있는 뉴질랜드와 호주 캐나다 등의 통화가치가 최근 들어 일제히 급등하면서 이곳에 자녀들을 떠나보낸 '기러기 아빠'들의 어깨가 부쩍 무거워지고 있다. 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호주달러화 환율은 지난 9월1일 달러당 1.55호주달러에서 이달 8일엔 1.35호주달러로 급락했다. 석달 남짓만에 호주달러화의 가치가 12.5%나 높아진 것이다. 뉴질랜드달러도 같은 기간 10% 이상 값이 치솟았고 캐나다달러화 가치는 6.5%가량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화가치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여 이들 통화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실제로 은행에서 현찰로 매입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1호주달러 가격은 지난 9월초 7백76원대에서 최근엔 8백95원대로 급등했다. 1만 호주달러를 사려면 석 달 전에 비해 1백20만원가량을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뉴질랜드달러화 가격도 같은 기간 6백95원대에서 7백80원대로 뛰었다. 뉴질랜드 등의 화폐가치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이들 국가의 경기 회복세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르기 때문. 게다가 호주는 최근 정책금리를 한 차례 인상, 통화가치가 더욱 높아졌고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특수까지 누리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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