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 5일째, 사고수습 원만하게 진행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 주었던 대구 지하철방화 대참사가 발생한지도 22일로 닷새째를 맞았다. 엄청난 큰 재앙으로 안타깝게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가 유족들의 오열속에 속속이 루어지고 부상자들은 생존의 안도감과 함께 하루빠른 쾌유를 바라며 점차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면서 다시는 이 땅에 이같은 끔찍한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모든 국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사고이후 구성된 대구시 주도의 대책본부는 희생자 장례지원을 비롯해 부상자치료, 실종자 파악 등을 위해, 경찰은 사고원인 조사와 사체 감식 등으로 분주하고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애도의 물결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의 봉사활동과 온정의 성금이 이어져 이번 사고로 희생된 사람의 유족이나 부상자들, 밤낮 없이 사고수습에 매달려 있는 관계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경찰수사 경찰은 이날 방화 피의자 김모(56)씨를 방화치사 혐의로, 전동차 두 기관사와 종합사령팀 직원 및 중앙로역 역무원 등 모두 7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지하철공사 경영진을 비롯한 간부 직원들에 대해서도 감독 책임 등을 따져 혐의가 드러나면 사법처리하고, 대구시 해당부서의 감사.감독 미비점에 대해서도 조사하기로 했다. 사법처리 대상은 방화 피의자 김씨와 1079호.1080호 전동차의 기관사 2명, 종합사령팀 직원 3명, 중앙로역 역무원 1명 등이다. 특히 1080호 기관사 최모(39)씨는 현장을 탈출하면서 `마스콘 키'를 뽑아 문을 닫히게 함으로써 대참사를 빚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종합사령팀 직원과 중앙로역 역무원 등 4명은 사고발생 당시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아 전동차 기관사들에게 적절한 지시를 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밖에 지하철역 소방 용역을 맡은 방재회사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사체감식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집단사망자관리단은 사체 감식 및 유류품 수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리단은 밤샘 작업 끝에 사체 수습에 상당한 진전을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 143명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에 들어갔다. 관리단은 앞서 1080호 전동차 내부를 가로, 세로 각각 50㎝ 단위로 구획하는 좌표설정 작업을 마쳤다. 또 시신과 전동차 내부에 대한 정밀 사진촬영작업도 끝냈다. 119구급차 10여대가 사체 이송을 위해 대기 중이며, 촬영장비 등 감식에 필요한 장비가 대거 투입됐다. 관리단은 유골 및 유류품에 대한 유족 확인 절차에 대해 "신원 확인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때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물적 피해 지금까지 사망자 133명(신원확인 46명, 미확인 87명), 부상자 146명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동차에 신원미확인 시신 79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현재 진행중인 확인작업이 끝나면 최종 사망자 수는 변화 가능성이 높다. 이날까지 신원이 확인된 46명 중 43명에 대한 장례식이 열렸다. 물적피해는 전동차 피해 192억원, 역내시설물 140억원, 영업손실 128억원 등으로 복구비는 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종자 현황 지금까지 집계된 실종자는 384명이다. 그러나 미확인 사체는 87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대책본부는 신고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실종 여부를 확인하고, 경찰에 엉터리 신고자를 가려 처벌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198건에 대해 사고 당시 실종자의 휴대폰 위치 확인을 이동통신사에 의뢰했다. 대책본부는 실종 신고자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을 조기에 완료하기로 했다. 대책본부도 인원을 6개반 83명에서 8개반 123명으로 증원했다. 실종자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지하철 운행 중단과 사고현장 보존 등을 요구하며 시내 행진을 하기도 했다. ▲시설물 복구 사고현장에 대한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대구지하철공사와 군 등의 복구반은 인원 128명과 각종 장비를 동원해 시설물과 전기.통신 등을 복구하고 있다. 복구반은 다음달 중순까지 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와 함께 정밀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다. 복구반은 내부시설 500t을 철거하는데만 1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복구반은 5월말까지 부분 복구해 사고현장인 중앙로역을 무정차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7월초까지 완전 복구해 중앙로역에 정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종자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은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현장보존을 요구했다. ▲자원봉사 및 성금 김수환 추기경이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성당에서 추도 미사를 보기도 했다. 지금까지 8천여명의 시민 등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했다. 또 사고 애도기간(19-23일) 마지막 날인 23일 오전 10시에는 대구전역에 1분동안 추도 묵념 사이렌이 울릴 예정이다. 자원봉사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77개 단체의 4천700여명이 지금까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미군 4명이 자원봉사에 나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전국에서 온정의 성금이 계속 답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대책본부에 접수된 성금만도 662건의 91억원에 달했다. (대구=연합뉴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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