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장세 '낙관' 신호..외국인.기관 대량 자전거래 속내는

주가 폭락으로 손절매(로스컷:loss cut) 규정에 걸린 국내 기관과 외국계 펀드들이 자전거래 형식을 빌려 '주식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자전거래를 통해 주식을 계속 보유키로 한 것은 최근 하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향후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모건스탠리 살로먼스미스바니 워버그증권창구 등을 통해 대규모 자전거래가 이뤄졌다. 주가 폭락 다음날인 지난 20일의 경우 모건스탠리증권 창구만을 통해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을 아울러 무려 1백20여개에 이르는 종목이 시초가로 대량 거래됐다. 또 21일에는 삼성전자 국민은행 미래산업 대한항공 SK증권 삼성테크윈 조흥은행 LGEI등이 투신권에서 자전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처럼 자전거래가 활발한 것은 기관투자가의 내부 손절매 규정을 지키면서 주식을 계속 보유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15∼30%의 손실이 날 경우 손절매를 해야 하는 내부 규정이 있다. 최근 주가폭락으로 상당수 종목이 로스컷 규정을 적용받게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현 시점에서 손절매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자전거래 형식을 빌려 로스컷 규정은 지키면서 실질적으로는 주식을 계속 보유키로 한 셈이다. 대한투신운용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자전거래를 통해 손절매를 피하려고 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밑지고 주식을 파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약세장은 일시적인 것으로 향후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근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이같은 대규모 자전거래에 의한 것으로 허수일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 [ 용어풀이 ] ◆ 자전거래 대량으로 주식을 거래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매매를 중개하는 증권회사가 같은 주식을 동일 가격으로 동일 수량의 매도·매수 주문을 내 매매거래를 체결시키는 것으로 '자전매매'라고도 한다. 거래량 급변동으로 인해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증권거래소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주로 기업이 장부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해 보유중인 주식을 판 뒤 곧바로 동일한 가격과 동일한 수량으로 되사는 경우 또는 그룹 계열사끼리 지분을 주고 받을 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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