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업계, 투자업체 코스닥 진입부진 '비상'

벤처캐피털업계가 투자업체의 IPO(기업공개) 실적 부진으로 비상이 걸렸다. 벤처캐피털의 최대 수익원은 투자업체의 장내 주식매각이지만 올들어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가 대폭 강화되면서 코스닥 심사에서 떨어지는 투자업체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산은캐피탈 등 벤처캐피털들은 올해 30-40개 투자기업을 코스닥에 등록시킨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었다. 하지만 코스닥에 공급물량이 너무 많을 경우 코스닥시장의 침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코스닥 등록 심사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올 초 4개 투자기업이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지난 10일 열렸던 등록심사에서는 심사에 올랐던 5개 투자업체중 2개만이 심사를 통과했다. 산은캐피탈의 경우 10일 심사를 청구했던 극동음향과 소프트텔레웨어 등 2개업체 모두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보류판정을 받았다. 한국기술투자는 이번 심사에서는 보이스웨어와 옴니텔 2개 업체가 모두 코스닥 심사를 통과했으나 이에 앞서 1월과 2월 열렸던 등록심사에서 투자업체 2개가 잇따라 탈락했었다. 메이저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이처럼 투자업체의 코스닥 등록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창투업계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각 업체들은 IPO 전담팀을 만들어 코스닥 등록 심사기준에 대한 철저한 검토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투자업체의 매출, 수익, 재무구조, 경영투명성 등에 대한 사후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편 창투업계에서는 코스닥시장에서의 퇴출은 지지부진한채 진입장벽만 높아지는 지금의 정책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벤처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중요한 통로인 코스닥시장 진입은 쉽게 하고 경영부실로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은 기업은 즉시 퇴출시키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TB네트워크 이영탁 회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은 진입은 쉽지만 경영이 부실해지면 즉각 퇴출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코스닥도 이처럼 시장과 투자자의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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