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메디슨 전 회장의 성공과 좌절]

29일 최종 부도처리된 메디슨의 이민화 전 회장은 벤처신화 메디슨을 키워낸 인물인 동시에 한국 벤처산업의 개척자이다. 이민화 회장은 지난 85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초음파 진단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상용화를 맡았던 의료기기업체가 중도하차하자 스스로 메디슨을 설립, 초음파 진단기 상용화에 나섰다. 이후 의료장비 개발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메디슨을 세계적인 의료장비업체로 키워 지난 98년에는 세계 최초로 3차원 초음파 진단기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민화 전 회장은 메디슨의 창업자로 보다는 한국 벤처산업의 개척자로 일반에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95년 벤처기업협회를 발족시켜 한국 벤처 산업이 짧은 시간내에 급속한 성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 벤처발전에 초석이 되는 코스닥, 주식옵션, 실험실 창업제도, 벤처기업 특별법, 벤처빌딩, 벤처 프라이머리 CBO 제도 등 많은 벤처 정책을 입안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99년 아시아위크지에 의해 ''아시아 밀레니엄리더20인''으로 선정됐고 2000년에는 비즈니스위크지가 선정한 ''아시아 스타 50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벤처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이러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이 전 회장은 메디슨의 경영위기에 상당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메디슨의 자금난을 불러온 이유중의 하나가 이 전 회장이 ''벤처연방제''로 부르며 상당한 애착을 가졌던 벤처기업에의 무리한 투자였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관련사업에의 다각화를 내세우며 23개 개열사와 40여개 투자사에 800여억원의 자금을 투자, 결국 메디슨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는데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민화 회장이 의욕적으로 투자했던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지분매각을 통해 하나둘씩 팔려나갔으며 그의 벤처연방제도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한국 벤처산업의 개척자라는 공과 무리한 벤처투자라는 과를 한꺼번에 행한 사람"이라며 "이 전 회장의 한계는 곧 1세대벤처기업인의 한계"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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