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일자) 세계주가 폭락과 '주식 사모으기'

미국주가가 대공황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국제금융 불안이 심화되고 있어 여간 걱정이 아니다.뉴욕 다우지수는 지난주에만 14.3%나 떨어졌으며 유럽 주요국의 주가가 7% 안팎,아시아 각국의 주가도 5∼11% 떨어지는 등 연쇄적으로 급락했다. 조만간 대테러 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국내외 증시를 압박하고 있어 앞으로 당분간 큰 폭의 주가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주가 폭락사태가 자칫 세계경제 동반불황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주가급락은 소비심리를 냉각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고 기업수익을 떨어뜨리며,이는 다시 주가하락을 촉발하는 악순환이 그것이다.게다가 주가급락을 계기로 미국증시에 유입된 해외자금이 대거 이탈할 경우 달러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달러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를 끌어 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마련이고, 물가안정을 위해 미국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는 더욱 침체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세계경제는 동시불황을 겪기 쉽다.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발벗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 연준리(FRB)는 주요국 금융당국과 공조해 5천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푸는 한편 전격적으로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미국정부는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에 1백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달러가치 안정을 위해 각국 정부와 공조를 협의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재개장할 당시 주가폭락을 막기 위해 애국심에 호소할 정도로 미국의 시장안정 노력은 필사적이다. 우리정부도 예외없이 2차 추경편성,추가 금리인하,기업규제 대폭완화 등 다각적인 비상경제대책을 검토중이다. '주식 사모으기 운동' 성격의 펀드판매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물론 시장자율에 맡기지 않고 운동형식의 증시부양책을 시도하는 것은 경제논리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지금 당장 급선무는 시장불안심리를 완화하는 것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아무리 비상시국이라고 해도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순매수 강요 등 시장외적인 규제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그보다는 시장불안 요인을 서둘러 제거하고 정부가 경제를 살리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증시안정에 훨씬 더 효과적이다.그래야 '주식 사모으기 운동'의 의의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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