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지원 사실상 무산...'미로'에 빠진 하이닉스

채권단이 신규자금지원을 추후 결정하기로 함에따라 하이닉스 처리가 미궁에 빠져들었다. 14일 채권단은 출자전환,채무만기연장 등 기존 채무재조정에는 채권은행들이 대체로 동의했으나 신규자금 투입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아 의사결정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처리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신규지원 추후결정은 채권은행간 자율협의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신규지원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규지원 사실상 '무산' 출자전환.채무만기연장 등 당초 채권단이 마련한 지원안이 확실한 생존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재정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새로 추가한지원책이 신규자금투입이다. 채권단은 신규투입자금 5천억원은 시설투자용도로만 활용, 내년 시설투자금이 1조5천억원에 이르고 이정도면 마이크론의 기술력도 따라 잡을 수 있다며 그간의 불신을 해소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일부 채권은행들이 기존 채무의 용도변경에는 동의하나 신규지원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신규지원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했었다. 이날 채권은행장 회의에 앞서 신규자금지원과 관련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던채권은행들이 하나둘씩 반대입장을 밝힘으로써 채권단은 결국 신규지원에 대해서는추후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고육책을 선택했다. 게다가 반도체 경기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신규지원 ▲출자전환 ▲채무만기연장 등은 하이닉스회생에 꼭 필요한 `삼위일체'의 요소라고 밝혀 신규지원 성사여부를 둘러싸고 채권은행간에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 테러 사태로 반도체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이같은 결정을내렸다"며 "신규지원은 하이닉스 회생에 꼭 필요한 요소인 만큼 추후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표면상 언제라도 신규지원안을 다시 추진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놓았지만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위기를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신규자금지원 결정이 한번 미뤄짐에 따라 외환,산업,한빛은행 등이 신규지원에반대하는 은행을 상대로 전방위 설득작업에 나서더라도 반대은행의 의사결정을 뒤집기는 쉽지않아 신규지원은 `물건너갔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만약 조만간 반도체 경기에 청신호가 켜진다면 채권은행들이 신규자금지원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형국이다. 하이닉스에 대한 시장 불신 가중될 듯 신규자금지원 결정이 연기됨에 따라 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13일까지만 해도 채권단에 신규지원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기록해왔지만 이날 신규지원 추후 결정으로 시장의 불신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이닉스 처리와 관련해 갈지자 행보를 보여온 채권은행들도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채권은행은 당초 출자전환,채무만기연장 등 기존의 지원안을 두고 미봉책일 뿐이라며 입을 모아 지적했고 이를 반영해 재정주간사인 SSB는 5천억원 신규지원을 포함시키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기존 지원안을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던 은행들이 반도체 경기전망 불확실,부실채권 증가 우려 등을 내세워 슬그머니 한발 물러섬에 따라 결국 신규지원 결정은 뒤로 미뤄졌고 추후 성사여부도 극히 불투명해지고 말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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