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하이닉스 왜 급락했나

현대투신 처리에 관한 정부와 AIG컨소시엄의 협상결과가 발표된 23일 증시에서는 현대증권과 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다. 현대증권은 이날 약보합으로 출발했다가 현대투신이 헐값에 넘어간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바로 급락세로 돌아서 오후 2시45분 현재 10%가까이 하락했고 하이닉스는현대투신 감자설에 장중 한때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이밖에 증권주는 2% 정도 하락했으며 현대그룹주는 증시 약세여파에 주가가 내렸으나 현대증권의 영향은 크게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현대증권 주가 급락은 현대투신 매각안이 현대증권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협상안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AIG컨소시엄에 현대증권 우선주를 10% 할인발행하며 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현대투신에 재출자하기로 돼 있다. 이 경우 일단 신주를 할인발행하는 과정에서 주식가치가 희석되는데다 증자자금이 현대투신으로 들어가면 현대증권의 현투관련 손실은 메꿔지겠지만 그 이상 주식가치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이같은 협상내용은 AIG와의 협상타결이 현대증권 뿐 아니라 국내 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어긋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투신 문제가 처리되면 그동안 짐이됐던 현대그룹 리스크가 줄어들고 현대증권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은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일제히 주식을 내던졌다. 대신증권 정헌식 애널리스트는 "현대투신을 싸게 넘기면서 현대증권의 주주가치가 많이 훼손됐다"면서 "주당 순자산가치가 22%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도 "시장에서는 신주를 할증발행하거나 대주주 지분을 직접 넘길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이런 예상이 완전히 어긋나면서 주식가치 희석효과가 발생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은 주가가 상승모멘텀을 찾기 어렵겠지만 본계약이 체결되는 10월말∼11월초쯤 AIG측에서 경영전략을 제시하면 이 내용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정 애널리스트는 "AIG는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경영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장기적으로 현대증권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현대투신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는 탓에 현대투신 감자설이 돌자 오후 한 때 하한가까지 떨어졌으나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