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상반기 영업실적 '군계일학'

반도체 가격 하락 및 경기침체 등으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대폭 악화된 가운데 현대자동차만 '나홀로'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 11조936억원, 영업이익 1조1천96억원, 경상이익 7천918억원, 당기순이익 6천105억원 등으로, 이같은 이익규모는 지난 한해동안의 실적에 육박하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상반기 세전이익이 42%, LG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50.5% 감소하고 포항제철의 상반기 경상이익이 30.4% 줄어드는 등 다른 산업이 상반기, 특히 2.4분기에 극심하게 부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연 돋보이는성적표다. 현대차의 실적이 이처럼 호조를 보인 것은 국내.외적인 여건이 현대차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수출에서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환차익도 늘어났고 ▶미국시장에서 싼타페, 그랜저XG 등 고급차의 판매가 늘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내수판매에서도 ▶대우차의 부진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등 상대적인 혜택을 누렸던 것.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때 올해 상반기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15%, 유로화에 대해 7.9% 절하됐으며 이같은 환율 효과가 경상이익 증가율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가 연초 사업계획 작성시 환율을 달러당 1천50원으로 잡은 반면 하반기 환율은 1천250원대로 예상돼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효과는 연간 1조원 추가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것이 현대차 안팎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당초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내수판매도 7월 실적이 6월보다 0.3% 늘어나는 등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대우차의 부진으로 월별 시장점유율이 50.9%로 처음으로 50%를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따라서 미국시장에서 경기와 관계 없이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갖춘 현대차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대우차 매각 협상과 정상화가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의 독주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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