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돌아온 지갑 .. 진철평 <한국무역대리점협회 회장>

진철평 최근에 극명하게 대조적이면서도 되새겨볼 만한 내용을 담은 두 개의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월간 리더스다이제스트는 최신호에서 '어느 나라 사람이 가장 정직한가?'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세계 각지의 도시에서 지갑을 몰래 떨어뜨려 놓고 그 회수율 측정 결과를 소개한 것을 보았다. 그 결과를 보면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는 모든 지갑이 1백% 회수됐다. 싱가포르에서는 98%가 회수됐고 우리나라는 회수율 70%로 호주 일본과 공동 4위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회수율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보다도 앞서는 순위였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이 '곤궁해 보이는 사람들이 습득한 지갑은 돌려 준 경우가 많았던 반면 유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습득한 지갑은 돌려 주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이 관찰됐다'는 점이다. 한편 국제적인 부패감시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공개한 세계 국가별 부패지수(CPI) 순위에서 한국의 CPI 지수가 10점 만점에 4.2점으로 전체 91개 조사국 중에 42위인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두 개의 상반되는 평가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척 궁금해진다. 이에 대해 나름대로의 결론을 몇 가지 도출해 보았다. 첫째 대체로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 북구권이 정직에 관한 한 사회 각계각층이 골고루 무장된 나라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사회교육제도를 잘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지갑 회수율을 통해 본 우리 사회 보통 시민들의 정직도는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반면에 부패지수가 높다는 것은 과연 우리 사회의 어느 계층이 반성해야 할 여지가 많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 선진국이라고 해서 우리가 배워야 할 바람직한 면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돌아온 지갑'면에서 우리는 세계 정직올림픽 동메달감이니 아직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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