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올바른 비전 .. 오해진 < LG-EDS 사장>

오해진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든 경력사원으로 입사하든 우리 회사에 들어오는 모든 사원들은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대신 ''비전 창조''라는 이름의 교육을 받게 된다.교육의 초점은 회사의 제도나 규칙을 설명하기보다는 회사의 비전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다.

현대의 무한경쟁 속에서 기업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현장에 부여하는 ''자율경영''이다.

이를 위해 현장부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하나의 목표가 정해져 있어야 하며 또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위한 가치와 판단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이것이 바로 ''기업의 비전''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회사의 혁신을 바라며 회사의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행사를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버리고 구성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첫번째 이유는 조직의 비전이 구성원들의 참여와 동의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직의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해야 하며,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일치시켜 나가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는 기존 구성원 뿐만 아니라 새로이 조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두번째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전은 조직이 만들고 싶어하는 미래의 모습이나 이미지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조직의 리더가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도 비전의 성취여부가 돼야 한다.

따라서 그저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회사를 만들자''라는 비전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전에 맞게 조직을 변화시켜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값비싼 외국컨설팅 인력을 활용해 현상을 분석하고 나갈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과감한 변혁없이 성공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단순히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과 비전을 갖춘 조직이 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비전에 따라 핵심가치를 보전하고 목적의식을 강화하고,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을 지속할 수 있는가는 누구나 일하고 싶어하는 훌륭한 기업이 되느냐,반짝하고 사라지는 기업이 되느냐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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