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애널리스트 수난 .. 진영욱 <한화증권 사장>

진영욱

주식 투자인구와 주식 거래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일일가격 변동폭도 대폭 확대돼 주식투자에 따른 가격변동
위험이 커지고 있다.

그럴수록 시세변동을 정확히 분석, 예측해서 투자자에게 올바른 투자정보를
제공해 주는 증권회사 애널리스트의 기능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 유능한 애널리스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수억원대의 연봉이
거래되고 있는 현실도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주식시세는 개별기업의 재무상황 이외에도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지표,
장단기금리, 환율, 시중자금사정, 국내외 산업계동향 등 경제적 요인 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변수 등 그야말로 무수히 많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애널리스트는 이 모든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이들은 개별투자종목에 대해 적극매수, 매수, 보유, 매도 등으로
분류하여 추천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이때 매도추천을 받은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로부터는 강한
항의와 협박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투자자들로부터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적극 매수 추천해
달라는 압력과 회유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모 증권회사의 선거이후 주가상황 예측을 놓고 각 정당이 경쟁적
으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바람에 애널리스트의 의도가 크게 왜곡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자본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투자정보가 제때에 제공돼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애널리스트의 분석 결과를 왜곡시키고 아전인수격인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서 투자정보의 본질적 내용까지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