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미래 세상은...) 건망증 "염려없네"

2015년. 비즈니스맨 김씨는 지난 주 판촉회의에서 만난 거래처 관계자에게 중요한 상담전화를 걸기로 했다. 그러나 건망증이 심한 김씨는 받은 명함을 어디에 두었는지 전혀 생각이 안난다. 서로 통성명까지 했으나 이름이 전혀 떠오르지 않아 수첩을 뒤져도 소용이없다. 김씨는 허리띠에서 무선호출기만한 크기의 작은 장치를 끄집어 내 몇개의 단추를 눌렀다. 이 장치는 첨단 기억보조장치이다. 장치의 액정디스플레이에는 김씨가 지난주 만난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목소리 등이 모두 저장돼 있다. 김씨가 버튼을 몇번 누르자 찾고자 하는 사람의 모습이 금방 나타난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사람의 이름뿐 아니라 열쇠, 서류와 같은 중요한 물건을 놔둔 장소를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노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노인성 치매 환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김씨의 경우처럼 잊어버려도 과거를 쉽게 추적해 주는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실제 영국 케임브리지의 한 연구소는 "물망초"라는 이름의 보조기억장치를개발중이다. 이 장치는 미니 컴퓨터에 사무실안에서의 이동장소와 만난 사람, 주고받은 전자메일, 전화 통화기록 등을 자동으로 기억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자신의 과거 행적을 낱낱이 기록한 후 잘 기억나지 않을 경우에는 언제나 되돌려볼 수 있다. 이보다 뛰어난 첨단 기계도 등장한다. 예컨대 미니 카메라가 내장된 작은 배지를 착용하게 되면 파티나 회의장에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구면의 사람과 마주칠 경우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배지속의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가 얼른 그의 이름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같은 장치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수있다. 21세기에는 휴대용 정보단말기가 또다른 자신의 뇌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 도움말 : 현원복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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