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수급 개선' 등 여건 호전 .. '환율 왜 떨어졌나'

환율 폭등세가 24일 한풀 꺾였다. 달러당 2천원을 위협하며 외환시장을 궁지로 내몰던 환율은 1천8백원대로 되밀렸다. 달러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불안심리를 진정시킨 결과로보인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였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처음 형성된 환율은 매매기준율보다 64원80전이나 낮은 1천9백원. "환율이 비정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몇몇 메이저급 은행들이 펼친 노력의 댓가였다. 이후 소폭 등락을 거듭하던 환율은 개장 1시간이 조금 넘자 수직 하강곡선을 그렸다. 달러당 1천6백50원. 그러나 싼값에 나온 물량은 사들이겠다는 저가매수세가 일면서 다시 1천7백~1천8백원으로 올라섰다. 1천6백50원에서 거래된 달러화가 대략 50만달러에 불과하다는 점도 저가매수세를 부추겼다. 이후 환율은 달러당 1천8백원대를 유지, 하루전과 천양지차를 드러냈다. 이날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소식과 함께 한국은행측의 적극적인 개입의사 천명 등은 들뜬 시장심리를 가라 앉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전날 폭등세의 배경이었던 종금사들의 달러 사재기도 이날에는 없었다. LG종금 현대종금 한국종금 등은 지난 23일 대략 1억8천만달러를 시장에서 매입, 환율 이상 급등세를 빚어낸 것으로 딜러들은 분석했다. 시장관계자들은 "결제수요가 많지 않았던 데다가 환율이 너무 높게 형성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사자물량이 많지 않았다"며 "이에따라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시장 심리가 급속히 진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의 안정세가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딜러는 "환율이 2천원대 돌파에 실패하며 하락세로 반전, 시장심리 안정에 도움이 됐다"면서도 "그러나 달러화 수급개선은 여전히 외환시장의 관건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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