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권 발행 잇달아 연기..한보부도/증시침체로 조건악화

상장기업들의 해외증권 발행이 잇달아 연기되고 있다. 2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1월중 유러시장에서 3천달러규모의 해외전환사채(CB)를 발행할 계획이었던 한국제지는 27일로 예정된 해외로드쇼를 전면 취소했다. 이는 한보철강 부도 국내증시 침체 등으로 발행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2월중 스위스시장에서 2천3백만스위스프랑어치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할계획인 대유통상도 발행조건 악화를 들어 이를 3월로 연기했다. 한국제지 주간사인 동서증권 관계자는 "발행조건이 나빠진 것은 물론 아예매수처를 찾기도 힘들었다"며 "지난해 4.4분기에서 1월로 연기했던 로드쇼를2.4분기로 다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월중 1억5천만달러어치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할 예정이던 상업은행도 일단 이를 연기했으며 발행시기는 증시여건을 봐가며 추후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해외증권 발행이 연기되고 있는 것은 한보철강 부도로 한국물에 신용도가 추락, 매수처를 찾기가 어려워진데다 증시가 장기간 침체상태를 지속함에 따라 발행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나머지 기업들도 잇달아 해외증권 발행을 연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분기중 해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는 모두 13개사이며 이중 해외로드쇼를 실시한 기업은 기아자동차 1개사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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