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시대를 연다] (1) 프롤로그 .. 시장 급속확대

문화예술의 산업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영화는 물론 음악 만화 미술연극등 모든 문화예술이 산업의 주요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문화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주2회 게재한다.================================================================== 최근 문화예술계에서는 밴처캐피틀회사인 일신창업투자(주)(대표 고정석)가 (주)신씨네(대표 신철)에서 만드는 영화 "은행나무침대"에 17억원을 투자한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더욱이 일신창투의 이번 투자는 정부가 영상산업을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바꿔 인정하기로 한 공업발전법시행령 개정안의 첫케이스여서 주목을 끌었다. 이법에 의해 공업발전기금에 의한 융자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문화예술을 21세기의 가장 유망한 산업영역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음악 연극 디자인 미술등 모든 문화예술장르를 인식하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정부까지 상품으로서의 문화를 연구하고 검토한다. 문화산업이야말로 고부가가치 무공해산업이란 말도 나온다. 문화체육부는 이에따라 문화산업국을 신설,문화산업의 보조및 지원에 나섰다. 대기업은 앞다퉈 영상및 음반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문화산업의 영역과 규모 또한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극장에서 개봉된 영화는 국산영화 65편을 포함,총446편.약 5천만명이 영화관을 다녀갔다. 음반시장의 규모는 1,200억원,비디오는 대여시장을 포함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 1인당 한달평균 3.5편의 비디오를 본다는 통계도 있다. 100만장이상 팔리는 밀리언셀러음반도 종종 나오고 있다. 음반이나 비디오에 그치지 않는다. 만화도 새로운 문화산업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만화영화만 3,000억원,만화출판만 4,000억원시장에 달한다. 이에 부수되는 캐릭터시장도 1,000억원규모.컴퓨터게임도 시장규모 3,000억원에 달하는 새로운 문화산업분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패션이나 디자인부문도 간과할 수 없다. 미술.공예도 문화산업부문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문화예술이 이처럼 산업의 영역으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대중문화의 확산.첨단기기의 등장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거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미국의 대중문화상품이 각국에 침투,위력을 발휘한 점 또한 문화예술이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게된 중대요인이 됐다. 문화예술이 산업화되면서 외국메이저사들의 국내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외국사에 지불한 로얄티는 음반부문 1,867만달러,비디오부문 6,110만달러에 달해 모두 7,977만달러에 이르렀다. 93년 5,895만달러에 비해 무려 35.3%가 늘어난 수치이다. 문화예술의 산업화는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지던 분야에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기업은 이제 영상산업은 물론 음반제작과 출판,캐릭터산업에서 공연유치에까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정부 또한 문화 인프라구축에 힘쓰고있다. 정부종합촬영소를 조기완공,종합영상센터로 발돋움시키고,일산출판문화산업단지도 곧 조성할 계획이다. 영화진흥법을 개정,국산영화 진흥책을 내놓고 음반및 비디오법을 개정하는 등 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중이다. 8,000억원규모의 만화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제만화페스티발도 개최할 계획. 95년 현재 국내의 문화산업은 여명기에 불과하다. 프랑스의 미래학자 기소르망은 "자본주의 종말과 새세기"라는 저서에서 오늘날 문화는 제조상품보다 더 중요한 교역의 대상이라면서 한국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문화의 역할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문화산업은 자국의 문화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키우는데서 출발한다. 세계의 마지막 국가경쟁력인 문화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우리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문화예술인들이 상호협력해서 우리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며 발전시키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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