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사람들] (32) 사장론 <6>..출신/경영스타일 각양각색

5월 여의도 증권가는 너나할것 없이 술렁거린다. 임기만료되는 사장및 임원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직원들의 승진및 이동도 희비를 갈라놓는다. 대형사들의 경우 인사철을 앞두고 실적이 떨어지는 증후군이 감지된다. 주식시장에서의 각종 재료가 주가에 먼저 반영되듯 인사후유증이 인사발표에 앞서 나타나는곳이 증권사이다. 알단직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1년 성적표를 받는 마음으로 상급자로부터 주주로부터 평가를 받는게 증권가의 5월이다. 최근들어 사장들의 경영관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있다. 안일한 경영으로론 내년성적이 올해만 못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사장들은 출신과 경험에 따른 자신의 강점을 살려 경영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려 노력하고있다. 은행임원들이 옷벗기전에 쉬었다 가는 자리로 인식돼오던 은행계열 증권사사장들도 예외가 아니다. J증권의 P사장은 은행에서 상무 상임감사로 근무하다지난해 은행계열증권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부임하자마자 전직원으로부터 회사발전을 위한 건의사항을 취합했다. 이를 토대로 최근 조직체제를 팀제로 바꾸고 영업쪽을 강화했다. 또다른 은행계열사인 I증권 L사장은 딜러에게 상품운용의 자율성을 부여해 상품주식운용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은행재직시의 영업능력을 증권사경영에 활용키위해 L사장은 직원들과 많은 대화시간을 갖고 영업일선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은행 단자 신용금고에서 근무하다 지난 93년 B증권사령탑을 맡은 J사장은 청년중역회의 신문고제도를 도입하고 고객만족경영에 주력하고있다. 최근에는 자산운용위원회를 설치,투자효율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은행출신이 사장을 맡고있는 곳은 32개증권사중 절반정도로 주류를 이루고있다. 그러나 은행출신사장들이 보수적이다는 평가는 옛말이 되가고 있다. 변화를위한 노력이 이어지고있고 그결과로 S증권의 M사장,D증권의 K사장의 경우처럼 은행맨에서 증권맨으로 성공적으로 변신,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기도한다. 정통증권인출신으로는 D증권의 K사장,H증권의 S사장,S증권의 K사장등 너댓명을 꼽을수있다. 국내 증권사의 산증인인 이들 사장들은 업계질서를 유지하는 파수꾼 노릇을 하고있으며 1,2년 전부터 약정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내실경영에 주력하고있다. 딱딱이를 치는 시장대리인으로 출발해 최고경영자까지오를 정도로 실무에 밝고 영업출신을 우대하는 인간중시의 경영을 강조한다. 인력양성과 재교육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할수있는 것도 이같은 경영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관료출신 사장들도 서너명 포진해있다. 한국투자공사출신의 D증권의 K사장은올들어 신경영선포식을 갖고 대대적인 이미지강화작업에 나서고있으며 H증권 J사장은 국내증권사들의 고질적 병폐인 과다한 고정경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용,성과를 보고있다. 이밖에 업계출신의 사장도 L증권의 J사장,J증권의 P사장,H증권의 K사장등 네댓명이 활동하고있다. 업계출신중에는 그룹계열사 지원성격의 업무에 안주하던 구태에서 벗어나 과감한 투자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 키워가는사장도 있다. 출신과 경영스타일이 달라도 무한경쟁시대에 증권사사장들이 달성하려고하는 경영목적은 동일하다. 회사의 수익구조를 건전하게 하는 것이다. 전체 수입중 65%가 위탁수수료인 풍토에서는 영업드라이브경영전략이 주효했다. 그러나 이제는 수익증권 금융수익 자기매매에서 고루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가야한다. 국내증권사사장들의 가장 큰 숙제는 그래서 미국 일본처럼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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