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서경석 <대림영상 사장>..'영원한 제국'으로 돌풍

"영원한 제국"이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8개부문 석권의 여세를 몰아 5월 칸영화제에 진출했다. "칸영화제" 수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낭트 몬트리올 로카르노 베니스영화제등 굵직한 국제영화제로부터 잇따라 출품요청을 받는등 한국영화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 영화 한편으로 영화계에 돌풍을 일으킨 주역은 대림영상의 서경석사장(38).그는 요즘 눈코뜰 새가 없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두번 놀랐습니다. 처음엔 이처럼 완성도 높은 작품이 관객에게 외면당하는 사실에,두번째는 뜻밖에 해외에서의 반응이 뜨거운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가 93년 영화사설립과 함께 제작에 착수한 "영원한 제국"은 원작이워낙 탄탄한데다 박종원감독의 빈틈없는 연출력이 더해져 작품성과 흥행 양면에서 욕심을 낼만했다고. "스페인 싱가포르 스웨덴등 20여개국 주한대사관에서 시사회에 참석,찬사를 보냈습니다. 호주에서는 수출을 원할 경우 대사가 직접 나서서 지원하겠다고도 했죠" "영원한 제국"은 이같은 "뒷심"에 힘입어 15일부터 명보극장에서 재개봉된다. 22일에는 강남의 뤼미에르극장과 신촌, 대학로에서도 확대개봉된다. 3월 일본 아사히필름과 15만달러에 첫수출 계약을 체결한 그는 당분간 판권료 책정에 신중을 기할 생각이다. "유럽지역에서 판권계약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캐나다등 북미지역에서도 앞다퉈 배급을 희망하고 있지만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죠" 2년전까지만 해도 그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대학(건국대토목공학과)을 졸업하고 해운회사에서 7년간 해상운송업무를 하다 영상산업이 미래첨단업종이 되리라는 판단아래 "겁없이" 모험을 감행했다. "영화는 마음의 지도를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영원한 제국" 촬영때 20일이상 창경궁과 비원을 이용했는데 이용료만 하루 200만원씩 들었습니다. 에로물을 찍는 것도 아니고 우리문화를 영상에 담아 세계에 알리는 일인만큼 요금을 차등적용하는 식의 측면지원이 아쉽습니다. 정책이란 구호보다 피부에 와닿는 것이 돼야죠" 그는 현재 민비시해사건을 다룬 20억짜리 대작 "명성황후"를 기획하는한편 현대적감각의 코미디영화 "주먹 센 여자"의 시나리오작업을 진행중이다. 10년후의 우리사회를 보여주는 가상미래영화도 만들고 장기적으론 제대로된 SF영화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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