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1907년 이후 111년 만에 다우지수에서 퇴출된다. 다우지수를 운영하는 S&P지수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우량 종목에서 GE를 빼고, 월그린스부츠얼라이언스(세계 최대 약국 체인)를 새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종목 교체는 오는 26일 이뤄진다.

이로써 1896년 다우지수 출범 초기 구성 종목은 모두 퇴출되게 됐다. GE는 당시 초기 구성 종목 12개 중 하나였다. 한때 다우지수에서 제외됐지만 1907년 다시 편입된 이후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

GE가 다우지수에서 퇴출된 것은 경영난에 빠진 GE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GE 주가는 지난 1년간 54%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16% 올랐다. 다우지수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아니라 주가에 가중치를 주기 때문에 GE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확연히 줄었다.

GE의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12.95달러로 다우지수 구성 종목 30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골드만삭스 주가는 228달러, 애플은 186달러였다. 다우지수는 최고가 종목과 최저가 종목 간 배율을 10 대 1 이하로 제한하는데, 이번 결정도 이 기준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GE는 한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2000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위(약 5900억달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가총액이 113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금융회사와 미디어 기업까지 인수하는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게 화근이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에는 16년간 GE를 이끌어온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물러났다. 바통을 넘겨받은 존 플래너리 회장은 해외 전구사업, 산업용 가스엔진 등 10여 개 사업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10억달러 규모의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전력, 항공, 헬스케어 등은 분사할 계획이다.

GE의 퇴출은 미국의 ‘산업지도’ 변화를 반영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S&P지수위원회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경제가 변화해 소비자와 금융, 헬스케어, 테크놀로지 기업이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