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상징' GE의 굴욕… 111년 만에 다우지수 퇴출
이로써 1896년 다우지수 출범 초기 구성 종목은 모두 퇴출되게 됐다. GE는 당시 초기 구성 종목 12개 중 하나였다. 한때 다우지수에서 제외됐지만 1907년 다시 편입된 이후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
GE가 다우지수에서 퇴출된 것은 경영난에 빠진 GE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GE 주가는 지난 1년간 54%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16% 올랐다. 다우지수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아니라 주가에 가중치를 주기 때문에 GE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확연히 줄었다.
GE의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12.95달러로 다우지수 구성 종목 30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골드만삭스 주가는 228달러, 애플은 186달러였다. 다우지수는 최고가 종목과 최저가 종목 간 배율을 10 대 1 이하로 제한하는데, 이번 결정도 이 기준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GE는 한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2000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위(약 5900억달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가총액이 113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금융회사와 미디어 기업까지 인수하는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게 화근이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에는 16년간 GE를 이끌어온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물러났다. 바통을 넘겨받은 존 플래너리 회장은 해외 전구사업, 산업용 가스엔진 등 10여 개 사업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10억달러 규모의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전력, 항공, 헬스케어 등은 분사할 계획이다.
GE의 퇴출은 미국의 ‘산업지도’ 변화를 반영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S&P지수위원회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경제가 변화해 소비자와 금융, 헬스케어, 테크놀로지 기업이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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