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미디어 뉴스룸-캠퍼스 잡앤조이] "러시아어로 한국문화 소개… 팔로어 9만명 유튜버 됐죠"
민경하 씨(28·사진)는 2016년 2월부터 유튜브 채널 ‘KYUNGHA MIN’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28만 명을 넘어섰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 수는 8만9000명에 이른다. 입이 딱 벌어지는 팬 숫자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들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우리에겐 조금 낯선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인이 상당수다. 민씨의 유튜브 콘텐츠는 모두 러시아어로 제작된다. 직접 러시아어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러시아 관련 경험을 들려준다. 러시아어가 아주 완벽하진 않아 간혹 틀리는 부분이 있지만 구독자들은 오히려 그런 모습이 ‘귀엽다’며 열광한다.

민씨는 러시아어 전공자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통역 봉사에 참여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분위기를 즐기던 민씨에게 두 남자가 다가와 대뜸 ‘너는 누구니?’라는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한창 분위기에 취해 신이 나 있던 그는 러시아어로 ‘나는 한국인이야!’라고 당차게 외쳤다.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한국의 초코과자, 도시락, 김치 등에 대해 물었고 민씨는 서툴지만 열심히 러시아어로 답했다.

알고 보니 그에게 길거리 인터뷰를 한 사람은 러시아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 마약(Mayak)의 MC 세르게이 스틸라빈이었다. 민씨의 인터뷰는 그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됐고 반응이 엄청났다. 댓글로 ‘이 여자를 다시 찾아서 인터뷰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지만 민씨는 이미 귀국했다. “2년 후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고려인 친구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게 됐어요. 방송을 본 분들이 저를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러시아 라디오 프로그램에 초대받았고, 출연도 했죠. 이후 친구의 유튜브 채널에 ‘경하, 한국여자’라는 제 코너가 생겼고, 나중에는 구독자분들이 ‘따로 채널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개인 채널까지 만들게 된 거죠.”

민씨는 이제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한국어 학교’ ‘경하 상점’ 등 비즈니스에도 도전 중이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러시아인을 위해 온라인 언어 강습을 하고, 러시아인들이 관심 많은 한국 상품도 판매한다.

박해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