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BUSINESS] '미래 먹거리' AI에 올인하는 전자·이통업계
삼성전자가 최근 인공지능(AI) 연구 조직 ‘삼성리서치’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발표하면서 국내 주요 전자·이동통신 기업이 모두 AI 연구 전담 조직을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삼성은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한 삼성리서치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인 AI 관련 선행 연구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이통업계를 중심으로 연이어 신설된 AI 전담 조직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AI 조직 발족

LG전자는 6월1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음성·영상·센서 인식 등을 연구해 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AI 전담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 전담 로봇선행연구소로 분리해 확대 개편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AI 중심의 연구개발 역량을 대폭 강화한 조치였다.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는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정보 및 날씨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음성·영상·센서로 인식·추론·학습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플랫폼은 스마트 가전, 모바일, TV, 자동차부품, 로봇 등 LG전자의 모든 사업에 적용된다.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는 또한 최고경영자(CEO) 직속 ‘클라우드센터’와 H&A(생활가전)사업본부에 속한 ‘H&A 스마트솔루션BD(Business Division)’ 등과 협력해 AI 가전 및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들어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한 ‘딥씽큐’ 스마트 가전을 선보였고 공항 안내 로봇과 공항 청소 로봇을 상용화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와 협력 중이다.

이통사도 AI 분야에 주력

이통업계도 AI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3월27일 4차 산업혁명과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확산을 주도하기 위해 AI 등 미래 핵심 사업과 기술 연구 조직을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 개편을 했다. SK텔레콤은 이날 회사의 AI 관련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CEO 직속 ‘AI사업단’을 신설했다. AI사업단은 기술 확보와 서비스 기획·개발, 사업 확대 등 AI 관련 모든 영역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SK텔레콤은 2012년부터 AI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 AI 서비스 ‘누구(NUGU)’를 출시해 7개월 만에 약 7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등 국내 관련 생태계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사업단을 통해 AI 사업을 신속·효율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자율주행차와 ‘AI 비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KT도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 산하에 ‘AI 테크센터’를 만든 데 이어 5월 마케팅전략본부 산하에 AI 서비스 전담 조직인 ‘기가지니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 기가지니사업단은 AI 서비스인 ‘기가지니’의 마케팅을 비롯해 신규 서비스 개발, 사업 제휴 등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AI 테크센터는 AI 전략 수립 및 연구개발, 전문 인력 육성 등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KT 관계자는 “AI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축적한 기술 및 노하우로 기존 홈 중심의 AI 서비스를 자동차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차별화한 AI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AI사업부’를 신설했다. 11월30일 단행한 2018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AI사업부를 CEO 직속 조직으로 바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I사업부와 각 부문 간 협업을 촉진하는 등 AI 사업 분야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달에 AI 관련 서비스를 본격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한경비즈니스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