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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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원회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 권고로 급격한 탈원전 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부의 '탈석탄 시나리오'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탈석탄 정책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내용은 아직 인허가를 받지 못한 4기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SK가스 등이 추진하는 당진에코파워 1·2기와 포스코에너지가 추진하는 삼척화력 1·2기가 대상이다.

해당 민간 업체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정부 허가를 받고 진행하던 석탄발전 사업을 하루아침에 바꿔야 한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기존 관례와 달리 정부가 석탄발전 인허가 최종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 방침은 이미 확고하게 굳어진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당진에코파워와 삼척화력은 각각 2012년 12월과 2013년 7월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하는 등 수년 전부터 사업을 추진해왔다. 당진에코파워는 이미 최종 인허가 단계인 전원개발실시계획추진위 승인까지 받았다. 관련 사실을 관보에 고시하는 절차만 남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고시가 지연됐다.

삼척화력은 애초 지난해 7월까지가 공사계획 인허가 기간이었지만 행정업무와 인허가 절차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작년 연말까지 연장됐다. 다시 지난 6월 30일까지 추가 연장됐고, 지난 7월에 또 6개월 재연장됐다.

당진에코파워는 지금까지 약 4000억원, 삼척화력이 약 5600억원을 투자했다. 민간 발전회사들은 몇 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계획을 바꾸는 데 큰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들뿐만 아니라 석탄발전소와 LNG발전소는 입지 조건부터 다르다고 지적한다.

민간 발전회사가 이미 확보한 발전소 부지는 원활한 석탄 공급을 위해 바닷가에 있지만 LNG발전소를 지으려면 도심 인근 부지를 새로 구해야 한다. 송전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LNG발전소의 사업성이 석탄발전소보다 낮은 점도 문제다. 우리나라 전력체계는 발전 연료가 저렴한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먼저 돌리고 그래도 전력이 부족하면 연료가 더 비싼 LNG발전소를 가동하기 때문에 LNG발전소는 석탄발전소보다 가동률이 낮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번 공론화 과정에 급격한 탈원전 반대 여론이 반영돼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재개됐 듯이 삼척·당진 석탄발전소도 업계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토대로 예정대로 건설이 추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탈원전이 정책 보완과 함께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탈석탄 정책의 경우도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환 대상 프로젝트는 모두 정부의 허가를 받고 추진된 사업"이라며 "정부 정책의 신뢰 차원에서라도 이번 안만큼은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