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보수-진보 '10년 주기 정권교체설' 또 맞았다
문재인 진보정권이 10일 출범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10년 주기 정권교체설’이 주목받고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치러진 여섯 차례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 정권이 10년씩 번갈아가며 권력을 잡았다. 노태우·김영삼 정부(1988년 2월~1998년 2월)는 보수정권이고, 김대중·노무현 정부(1998년 2월~2008년 2월)는 진보정권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년 2월~2017년 3월)는 보수정권, 이번에 다시 진보정권이 들어섰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이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10년 주기로 바뀌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10년 주기설’은 보수든 진보든 어느 한 진영에서 10년간 국정을 운영하다 보면 인사와 정책의 실패가 쌓이게 마련이고 이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다음 대선에서는 반대 진영을 밀어준다는 게 논지다. 김영삼 정부 말기에 터진 측근 비리와 외환위기는 국민에게 정권교체 열망을 불어넣었다. 김대중 진보정권의 탄생은 그 결과물이다. 노무현 정부 막판에 터진 비리와 반노(반노무현)정서는 보수정권 출범을 예고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국민의 정권교체 요구로 이어졌고, ‘촛불 민심’의 결과물로 탄생한 게 문재인 정부다.

정치 여건을 고려하면 현 정부에 이어 진보정권이 적어도 한 번은 더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차기 대권 인재풀에서 진보진영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차기를 노리는 ‘스타 정치인’이 진보진영에는 많은 데 비해 보수진영엔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진보세력이 결집하고 있는 데 비해 보수 지지 기반이 분열됐다는 점도 진보진영에 유리한 구도다.

물론 보수가 다시 결집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득표율을 합하면 52.2%에 달한다”며 “보수가 결집하면 중도층 향배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팽팽한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창 선임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