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M2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AMG E 63S 4매틱. 사진=각사
BMW 뉴 M2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AMG E 63S 4매틱. 사진=각사
[ 박상재 기자 ] 일반 양산차보다 주행성능이 우수한 고성능차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이에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고성능차 부문을 확대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AMG 판매량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AMG 모델은 지난해 2057대가 팔려나갔다. 전년(1688대)과 비교하면 21.8% 급증했다. 2013년 446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이듬해 776대로 73.9%가량 뛰었다. 최근 3년간 20%대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차값이 6100만원부터 2억원을 훌쩍 넘지만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내수 시장이 얼어붙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AMG는 레이싱카 전문 제조사로 1988년 벤츠와 협업을 시작했다. 2005년엔 벤츠가 속한 독일 다임러그룹이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자회사로 편입돼 벤츠의 고성능 모델을 만들고 있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엔진 한 개를 완성하는 등 원칙을 지켜오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는 플래그십 세단(대표 세단) AMG S클래스 63과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AMG G클래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BMW코리아의 M 모델은 작년 620대가 팔렸다. 전년(673대) 대비 8.5%가량 뒷걸음질쳤으나 들여온 물량을 감안하면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M 모델은 2014년 판매량이 321대에 불과했지만 이듬해엔 673대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고성능 브랜드 M은 1972년 BMW 모터스포츠라는 그룹 계열사로 출범했다. 초기 모터스포츠 대회 참가를 위한 고성능차를 개발하다 1984년부터는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스포츠카를 만들고 있다. 국내에선 M2, M3, M4와 고급 SUV X6 M50d 등 고성능 모델을 공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고성능차 시장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구매력과 충성도가 높은 마니아층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고성능차 부문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수익원 확보와 더불어 브랜드 가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브랜드인 N을 출범시키고 신차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고성능 모델 개발을 위해 BMW M 사업부를 총괄했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볼보자동차도 협력관계인 폴스타를 2015년 인수, 합병해 고성능차 부문에 자리 잡았다. 이밖에 아우디는 RS, 렉서스는 F 등의 고성능 브랜드를 갖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고성능차 부문은 기술력과 브랜드를 알리는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하다"며 "국내 시장에 신차를 지속적으로 들여와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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