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이 ‘ICT 접목 브레이커’의 특징과 장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이 ‘ICT 접목 브레이커’의 특징과 장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다음달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첨단 브레이커 개발을 완료합니다. 오는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건설장비 전시회’에서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알릴 계획입니다.”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61)은 “국내외 경영 여건이 어려워도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하겠다”며 “올해는 ICT를 접목해 암반 특성을 예측하는 기능을 갖춘 브레이커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건설 중장비 부속장비 국산화

신입 초봉 4000만원…대기업 안 부러운 중소기업 대모엔지니어링
이 회장은 “이 제품은 암반의 종류에 강한 힘이 필요할 때는 강력한 힘을 내고 그렇지 않을 때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큰 고장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작업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조만간 현장 테스트를 거쳐 국제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아마도 동종업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품일 것”이라며 “국내 특허를 등록했고 국제 특허도 출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모엔지니어링은 건물을 부수는 크러셔, 철근을 자르는 셰어, 바닥을 다지는 콤팩터, 암반을 뚫는 브레이커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건설 중장비의 손이나 팔에 해당하는 ‘어태치먼트(부속장비)’다. 대부분 수입하던 어태치먼트를 국산화해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비결은 연구개발이다. 이 회사는 기술 개발에 승부를 걸어 지난 몇 년 동안 자동차폐차 전용기를 비롯해 45t 굴삭기용 매터리얼 핸들러와 70t급 초대형 브레이커, 저소음 유압 브레이커, 50t급 고성능 대용량 셰어 등을 잇따라 국산화했다.

신입 초봉 4000만원…대기업 안 부러운 중소기업 대모엔지니어링
신제품 개발 성과가 이어지는 것은 임직원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자체 연구능력, 관련 연구기관과의 긴밀한 협업 덕분이다. 이 회장은 유한공고, 숭실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현장 경험이 40년에 달한다. 공고 시절부터 기계를 만졌고 기술하사관으로 군복무를 하면서도 기계가공 수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올해 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병기 사장은 대모엔지니어링 초창기 멤버다. 이 사장도 유한공고와 유한대학을 거쳐 줄곧 기계장비 분야에 몸담는 등 오랜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동아리 활동도 지원

대모엔지니어링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시화멀티테크노밸리에 새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부지 1만6500㎡에 연면적 1만4500㎡ 규모의 공장을 순차적으로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작년에 410억원에 그친 매출을 올해는 20% 이상 늘려 500억원 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종업원 120명 수준(중국 미국 인도 벨기에 등 해외 법인 포함)의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 부럽지 않은 임금과 복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신입 초임 연봉은 4000만원(특별성과급 포함 시)이며 매년 평균 6% 정도 올려주고 있다. 사내 동아리 활동을 하면 매달 지원금을 준다.

‘나눔경영’은 유한양행과 유한공고 설립자인 고 유일한 박사로부터 배운 것이다. 이 회장은 방에 유 박사 흉상을 놓아둘 정도로 그를 존경한다. 자신이 유한공고에서 무상교육을 받은 것도 유 박사 덕분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중소기업청이 선정하는 ‘미래를 이끌 존경받는 기업인 12명’에 뽑히기도 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