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점보제트기(보잉 747-400)를 이용한 인공위성 발사에 도전하는 버진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갤럭틱 제공
올해 점보제트기(보잉 747-400)를 이용한 인공위성 발사에 도전하는 버진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갤럭틱 제공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함께 저가 로켓 발사 시장을 이끄는 양대 산맥인 버진갤럭틱이 2017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올해 말 지상이 아닌 10㎞ 하늘을 나는 점보제트기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론처원’으로 불리는 이 계획은 보잉의 B747-400에서 225㎏짜리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발사 비용을 1000만달러(약 119억원) 이내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 스페이스X가 발표한 팰컨9과 팰컨 헤비 로켓의 2018년도 발사 비용인 6200만달러와 9000만달러보다 훨씬 적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 처음 공개됐다. B747 항공기는 론처원 로켓을 싣고 10㎞ 상공까지 올라간다. 기체 날개 아래 설치된 발사대에서 위성을 실은 2단형 로켓을 미사일처럼 공중발사 방식으로 쏘아 올린다.

인공위성 공중 발사가 주목받는 건 큐브샛과 마이크로샛 등 소형 위성의 쓰임새와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전 세계에 무료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 4425개 소형 위성을 띄우는 방안을 미국연방통신위원회에 냈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전 세계 인터넷 보급을 위해 소형 위성을 대규모로 쏘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상 발사보다 공중 발사가 고려되는 건 더 많은 위성을 값싸게 쏘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것보다 우주에 더 가까운 하늘에서 위성을 발사한다면 발사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페이스X와 버진갤럭틱스, 오비털ATK 등 저가 위성 발사를 추진하는 회사들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버진갤럭틱은 지난해 버진애틀랜틱 항공사로부터 발사에 사용될 B747 항공기를 인수하고 코스믹걸(cosmic girl·우주소녀)이라는 애칭까지 붙였다.

지난해 9월 발사 준비 중이던 팰컨9 로켓의 폭발사고를 겪은 스페이스X 역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공군기지에서 통신위성인 이리듐 위성 10개를 실은 팰컨9 로켓을 발사한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